오바마 이라크 깜짝 방문…‘유조선 국가론’ 눈길

오바마 이라크 깜짝 방문…‘유조선 국가론’ 눈길

기사승인 2009-04-08 09:59:01


[쿠키 지구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유럽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이라크를 깜짝 방문했다.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방문 중 미군 사령관 등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고, 대통령 취임 후에는 처음이다.

후보 시절 부터 이라크전을 반대해 온 오바마 대통령은 19개월의 시간표를 갖고 단계적으로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앞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키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의견을 피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라크가 완전히 붕괴돼 폭력으로 빠져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군대를 철수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라는 배를 움직이는 것은 느린 속도의 과정"이라며 "이 특별한 배는 스피드보트가 아니라 거대한 유조선과 같다"고 비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터키 방문 첫날인 6일에는 수도 앙카라 의회에서 연설했다. 그동안 1세기 전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인정하라며 터키를 비판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학살(genocide)' 대신 '끔직한 사건(the terrible event)'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그동안의 태도를 바꿨다.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은 오스만투르크제국(현 터키) 말기인 1915년 아르메니아인 150만명 안팎이 집단으로 목숨을 잃은 것을 말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요한 것은 그 끔찍한 사건에 대한 내 의견이 아니라 터키와 아르메니아인들의 견해"라며 "바람직한 것은 양국이 정직하고 건설적이며 개방된 자세로 협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변심은 터키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터키는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협상의 중재자이자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 군수물자의 주요 수송로. 미국에는 포기할 수 없는 역내 파트너다. 압둘라 귈 터키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아르메니아를 방문해 양국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도 고려됐다. 터키를 자극해 협상 무드를 깨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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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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