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정상회의 무산 위기 넘겨…태국 반정부 시위대 회의장 철수

아세안정상회의 무산 위기 넘겨…태국 반정부 시위대 회의장 철수

기사승인 2009-04-11 0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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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지구촌]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가 10일 밤(현지시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는 휴양도시 파타야의 회의장에서 철수키로 하면서 정상회의가 무산 위기를 넘겼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 3000여명은 이날 오후까지 회의장을 포위한 채 총리퇴진과 조기총선을 요구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 지도자 아리스만 퐁레웅롱은 시위 이유를 담은 편지를 아세안 사무국에 전달한 뒤 시위대를 일단 철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파타야 시내에서 재결집해 밤을 보낸 뒤 11일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퇴진하지 않으면 회의장 앞에 다시 모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반정부 시위대는 픽업트럭 등을 앞세워 경찰 기동대 저지선을 뚫고 회의장인 '로열 클리프 비치 리조트' 입구 50m 앞까지 진출했다. 태국 정부는 군병력 300명을 긴급 투입해 회의장 입구에 저지선을 재구축했다. 회의장 내부에 있던 수텝 타욱수반 안보 담당 부총리는 "회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서도 "시위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강경진압을 자제했다.

전날인 9일 방콕에서는 UDD 등 친(親) 탁신 계열의 반정부 시위대 10만여명이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색 셔츠를 입고 시내 주요 도로를 봉쇄하는 등 시위가 격화됐다. 탁신 총리가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뒤 태국에서는 친·반 탁신계가 순서를 바꿔가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란 색 셔츠를 입은 반 탁신 시위대가 태국을 뒤흔들었다. 이들은 공항 점거 등 대규모 시위로 사막 순다라벳과 솜차이 옹사왓 등 탁신 지지파인 2명의 총리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도 혼란을 끝내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붉은 옷의 친 탁신계가 반정부 시위를 재개한 것이다.

시위에도 불구하고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중·일,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6개국 정상들 중 회의 불참을 통보한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고 태국 정부는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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