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중국 정부가 우루무치 유혈 시위에 대처하면서 과거 소수민족 분규 대응 때 볼 수 없던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외국 언론 취재에 이례적으로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면, 온라인에 대해서는 통제를 강화하는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티베트 시위 때 인터넷의 뜨거운 맛을 본 학습 효과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6일 시위를 진압한 지 불과 수 시간 뒤 외국기자단을 우루무치로 공식 초청했다. 기자단이 묵는 호텔에는 취재 지원을 위해 미디어센터를 마련했고, 국영방송이 촬영한 시위 당시 상황을 담은 CD를 제공했다. 7일에는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외국 언론에 대한 이 같은 대접은 11년 전 신장위구르 폭동 때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당시 외국인은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고, 당국은 시위 현황은 물론 사상자 숫자조차 밝히길 꺼렸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3월 또다른 소수 민족 거주 지역인 티베트에서 발생한 시위 때 중국 정부가 온라인의 파급력을 뼈저리게 경험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티베트 반체제 인사들은 폭력적 진압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해외에 실시간 내보냄으로써 전통적인 방식의 언론 통제를 무력화시켰다. 최근 이란 사태도 중국 정부로 하여금 온라인의 위협성을 실감케 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에서는 현재 유튜브, 트위터 등 해외동영상 사이트가 차단됐고, 외국의 TV·라디오를 시청하거나 들을 수 있는 위성 접시 안테나도 무용지물인 상태다. 우루무치와 그 인접은 휴대전화 통화도 안되고 있다.
미국 UC버클리대학 샤오 창 교수는 "중국 정부가 트위터, 인터넷 등 자신들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은 차단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해외 언론에는 개방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언론은 정부 입장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위 관련 기사에선 한족을 공격 대상으로 하는 장면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또 유혈 시위 배후로 지목한 레비야 카디르 재미 위구르 협회장을 집중 공격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그가 중국의 8번째 부자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이는 8000만 위안 탈세, 2000만 위안 체납 등 탈법을 일삼은 덕분"이라며 그를 부도덕한 인물로 몰아세웠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카디르를 비롯한 신장위구르 분리 독립 조직들이 서방세
계의 지원 속에 과격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카디르는 국제사회에 신장위구르 유혈시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그는 "중국이 신장위구르 유혈시위 피해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면서 "미국, 유엔, 유럽연합 등이 팀을 구성해 현장에 파견, 그곳에서 진실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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