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 명장면,슈퍼 컴퓨터가 만들었다

영화 ‘국가대표’ 명장면,슈퍼 컴퓨터가 만들었다

기사승인 2009-08-10 13:38:01
[쿠키 문화] 한국 스키 점프 선수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국가대표’.

대한민국에 등록된 선수가 겨우 5명 밖에 없는데, 그 가운데 국가대표가 4명인 열악한 현실 속에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도전에 성공한 스키 활강 분야의 실화를 담은 김용화 감독의 영화가 개봉 2주만에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국가 대표’는 대중적으로 낯선 스키점프 라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도전과 감동, 화려한 볼거리를 적절히 제공해 단기간에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시속 100km 가까운 속도로 점프대를 활강하는 선수의 생생한 얼굴, 창공에서 바라보는 순백의 설경, 환호하는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가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후반부의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장면들은 실제 경기대회인 독일 오버스트도르프 스키점프 월드컵 대회를 소스 촬영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을 사용하여 제작한 것들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박영서)과 중소기업청(SMBA·청장 홍석우)이 공동으로 중·소 벤처기업들의 연구·개발을 돕기 위해 ‘연구장비 공동이용지원’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직접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자체 기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가대표’ 특수효과들을 만들기 위해 KISTI가 자체 설계하고 구축·운영하고 있는 세계 5위급의 그래픽스 전용 슈퍼 컴퓨터(별명 : 피카소)가 큰 역할을 했으며 영화 특수효과 전문회사 EON이 주축으로 특수효과와 관련 CG 효과와 기술을 개발했다.

‘국가대표’에서는 다른 계절 및 장소에서 진짜 스키 선수의 활강장면을 촬영하고, 그 장면들을 컴퓨터를 사용해 다시 배우의 얼굴과 계절로 모델링했다. 실제 스키는 잘 타지 못하는 배우들이 멋지게 활강하는 장면, 눈이 흩날리는 모습들이 특수효과 전문회사들의 자체 CG기술과 기타 랜더링 전용 컴퓨터들, 그리고 그래픽스 전용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사실과 다름없는 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컴퓨터 그래픽스를 영상분야에 적용해 온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으며, 관련 기업체들도 영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관련 분야에 있어서 컴퓨터 그래픽스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예를 들자면 2007년 개봉돼 전 세계적으로 4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 ‘300’에서는 영화 전체에 80%이상의 부분에 특수효과가 적용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총제작비 112억원을 들여 2006년 개봉한 영화 ‘괴물’은 CG 비용만 50억원(44.6%), ‘디워’도 총제작비 300억원의 33%인 100억 원이 투입됐다.

이번 국가 대표 영화의 흥행 성공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화나 영상·컨텐츠 분야는 고용뿐 아니라, 경제 문화 사회 정치 등을 넘어서는 넓고 다양한 영역으로의 연관 산업 파급효과가 매우 큰 선진국형 산업이다. KISTI 박영서 원장은 “영화 국가대표는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KISTI의 슈퍼컴퓨터가 만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불리 우는 문화산업에서도 해외 선진국 못지않은 특수효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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