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과학] “우주 로켓은 국력입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 땅에서 쏘아 올린 우주선을 타고 화성 여행을 떠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이번 나로호 발사가 그 첫걸음입니다.”
25일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인 채연석(58·사진) 박사에게는 정말 감격스러운 날이다. 채 박사는 2002년 말부터 3년간 항우연 원장을 하면서 당시 본격 시작된 나로우주센터 건설을 진두 지휘했으며, 조금 앞서 추진된 나로호 개발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하는 등 대한민국 우주개발의 청사진을 만든 주역이기 때문이다.
채 박사는 “오늘이 바로 우리나라가 우주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문턱을 넘은 날”이라며 “국민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고생한 과학자와 연구원들한테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채 박사는 40여년간 우주 로켓 개발에 매진해 온 과학자다. 1993년 국내 첫 고체연료 추진 로켓 ‘KSR-Ⅰ’을 쏘아 올려 국산 로켓 시대를 열었고, 98년 ‘KSR-Ⅱ’, 그리고 2002년에는 국내 첫 액체연료 로켓 ‘KSR-Ⅲ’를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고대 로켓 찾기에도 나서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에 최무선이 만든 ‘주화(走火:달리는 불)’가 우리나라 최초 로켓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채 박사는 “나로호의 발사 성공은 632년 전 품었던 우리 민족의 꿈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고려말 주화를 비롯한 각종 화약 무기가 외세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했듯이 나로호 역시 미래에 우리나라 국력 강화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우주 선진국과 격차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합니다. 미국이 아폴로 우주선으로 달 착륙을 준비할 때 첫 인공위성을 발사한 프랑스도 지금은 세계 주요 우주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요.” 그는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리도 우주 개발에 본격 뛰어든 만큼, 정부와 국민의 성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흥=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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