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25일 발사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목표 궤도 진입 실패는 탑재된 과학기술위성 2호를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지구 공전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지상으로 낙하하면서 대기권에서 소멸된 것으로 추정됐다. 나로호 상단에 위치한 페어링은 우리 기술로 개발했으나 러시아가 총괄책임을 맡고 있어 앞으로 나로호 발사 ‘부분 실패’를 두고 러시아와 책임 소재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중현 제2차관은 2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나로호가 1단과 2단 엔진의 분리에 성공했으나 페어링 한 쪽이 분리되지 않았다”면서 “남아있는 페어링으로 인해 위성이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속도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페어링 한 쪽의 무게가 위성 중량(99.4㎏)의 4배인 점을 감안할 때 보호덮개 때문에 자세 제어가 제대로 안 돼 나로호 상단이 ‘텀블링(tumbling:기우뚱거리며 넘어지는 것)’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러 공동조사위원회의 잠정 결론이다. 페어링 분리는 발사체 비행 성공에 필수적인 기술로, 그간 발사체 비행 실패 원인 중 12.6%는 불완전한 페어링 분리에서 비롯됐다.
교과부는 비록 페어링이 분리 안돼 아쉽긴 하지만 1단과 2단 분리, 위성 분리는 예정된 시점과 고도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부분적 성공’으로 봐야 한다고 자체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주 발사체의 임무가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 놓는 것인 만큼, 이번 나로호 발사는 실패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 차관은 또 발사 부분 실패 책임에 대해 “페어링 부분은 계약상 우리가 담당했지만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개발했고 러시아는 모든 총괄책임이 있다”면서 “공동으로 조사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나로호 사고 조사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내년 5월쯤으로 예정된 재발사 성공을 위해 정부 차원의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28일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고흥=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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