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정부 내에선 장·차관 모두 “잘한 게 없다”는 양비론이 우세하다. 장수만 차관이 국방 예산 삭감안을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청와대와 독자적으로 협의, 빌미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위계질서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장관에 대해서도 “조용히 풀 수 있는 문제를 청와대 등에 서한을 보내 물의를 일으켰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장수만 차관에 대한 동정론이 더 많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경제관료 출신인 장 차관이 예산을 막무가내로 늘리려는 국방부의 부처 이기주의에 제동을 걸려다가 이지메(왕따)를 당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예산 축소 방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소신’을 굽히지 않자 장 차관이 나서 청와대와 예산 문제를 조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청와대도 이 장관보다는 장 차관과 얘기하는 것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문제로 국방장관의 교체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차관에 대해선 “후임 국방장관이 결정할 문제”라며 유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 장관을 교체하면서 ‘하극상’ 물의를 빚은 장 차관을 그대로 두는 것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따라서 장 차관이 다른 부처로 옮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헌정사상 처음으로 문민출신 국방장관이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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