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임금님 진상품’ 제주흑우 첫 복제 성공

멸종위기‘임금님 진상품’ 제주흑우 첫 복제 성공

기사승인 2009-08-31 17:07:01

[쿠키 생활] 국내 연구진이 멸종 위기의 제주 흑우 복제에 처음으로 성공, 대량 증식의 길을 열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팀과 ㈜미래생명공학연구소(연구소장 김은영)는 제주특별자치도와 농림수산식품부의 연구 지원으로 제주 흑우 씨수소(Ranking 1)를 ‘체세포 핵이식’ 방법으로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제주 흑우는 일반 한우와 달리 검정색으로 선사시대 이후 제주도에서만 사육돼 왔으며 현재 400여마리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세종 실록에 고기 맛이 뛰어나 고려시대 이후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려졌다고 기록돼 있다.

연구팀은 복제 대상인 흑우 씨수소의 귀에서 떼어낸 체세포에서 핵을 제거한 뒤, 이를 난자에 주입해 복제 수정란을 만들어 대리모 소(한우)의 자궁에 이식시키는 방식으로 복제 흑우를 탄생시켰다. 박 교수는 “모두 59마리의 대리모 자궁에 수정란을 이식해 6마리가 임신했는데, 그 가운데 첫번째 복제 송아지가 지난 3월11일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복제 송아지는 ‘흑영돌이’로 이름 지어졌으며 5개월여가 지난 현재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에 의뢰해 복제 흑우와 씨수소의 친자 감별을 한 결과,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나머지 4마리는 출생 수개월만에
폐사했으며, 현재 마지막 1마리의 복제소가 9월 중순 출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복제 수정란 배양과 이식 시스템 확립을 통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제주 흑우 씨수소와 우량 암소의 대량 복원 기술을 확보하고 우수 동물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길을 연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