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판매 부진 등으로 영화 업계가 불황에 시달리는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사 월트디즈니가 만화명가 마블엔터테인먼트를 40억달러(약5조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마블엔터테인먼트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실사영화를 넘나드는 ‘슈퍼히어로의 산실’이다. ‘맨’ 시리즈 이외에도 판타스틱4, 인크레더블헐크, 캡틴아메리카 등 5000개 마블 캐릭터는 만화와 영화, 완구, 놀이동산, 비디오 게임 등으로 진화하며 전세계적 성공을 거뒀다. 마블 캐릭터는 주 타깃이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남자아이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디즈니는 신데렐라, 인어공주 등 1990년대 캐릭터부터 최근 드라마 ‘해나몬태나’까지 소녀층 대상의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다. 따라서 디즈니는 마블 인수를 통해 만성적 콘텐츠 부족 해결과 함께 새 시장 개척의 일석이조 효과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에 비해 덩치가 작아서 제작비 마련에 골머리를 앓아온 마블 입장에서는 디즈니 우산 밑에서 안정적 프로덕션과 배급망을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
40억달러 인수금이 비싸다는 비판에 대해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는 “마블과의 궁합이 완벽하다”며 “디즈니가 더 많은 남자아이들과 청소년을 끌어들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디즈니는 2006년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제작사 픽사를 74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마블까지 집어삼키며 콘텐츠 확보에서 파라마운트와 유니버설 등 라이벌들보다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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