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미 양국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 보낸 편지에 대해 원칙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해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4일 "북한이 또다시 악수를 뒀다"면서 "유엔의 대북제재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협상을 원하는 북한의 입장이 변화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북한이 언급한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무기화 등은 새로운 내용이라기 보다는 기존 주장을 업데이트한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화해공세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의 태도에 변화가 없자 엄포성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4일부터 6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보즈워스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지금은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말한 뒤 숙소로 향했다.
이번 방한으로 자연스레 한·미간 공동대응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보즈워스 대표는 5일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또 6일에는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다.
한·미 양국은 편지 한 통으로 대북 기조가 달라질 수 없다며 제재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편지에서 "우리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비핵화 그 자체를 부정한 적은 없다"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철두철미 미국의 대조선 핵정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대화 요청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 조치 없이는 북·미 양자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이 없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한·미 양국의 도움이 절실한 북한이 절충점을 찾아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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