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S라인,가을엔 D라인?

여름엔 S라인,가을엔 D라인?

기사승인 2009-09-22 16:38:00
[쿠키 건강] 계절적으로 체중 변화가 큰 시기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를 들 것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런데 살이 찌면서도 유독 배와 허벅지에 집중된다. 여름철 간신히 유지하던 몸매가 가을이 되면서 D라인으로 허물어져가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고민이다. 게다가 몸매는 D라인으로 부풀어 오르지만 정작 통통해졌으면 하는 얼굴은 까칠한 그대로다.

‘도대체 나는 왜?’라는 의문을 갖지만, 실은 이는 모두에게 공통된 것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물론 이것이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원인을 알면 대처방법도 생긴다. 가을철, 느는 뱃살과 까칠한 얼굴에 대해 알아보자.

◇가을, 기온 내려가니 입맛은 당기고…= 가을을 살찌는 계절이라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가을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기온이 내려가면 우리 몸도 그에 따라 변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것이다. 인간은 항온 동물이지만 계절변화에 따라 체온이 0.5도 정도 변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는 그 변동 폭이 더 커진다. 이처럼 체온이 내려가면 놀랍게도 입맛이 당긴다.

‘먹고 싶다’ 혹은 ‘그만 먹자’라는 신호를 내리는 것은 ‘섭식 중추’와 ‘포만 중추’로 뇌 중심선의 안쪽에 위치한 시상하부에 자리잡고 있다. 섭식 중추와 포만 중추는 체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음식을 먹고 체온이 올라가면 포만 중추가 자극받아 ‘그만 먹어’라는 신호를 보낸다. 무더운 여름날 입맛이 떨어지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반대로 체온이 떨어지면 ‘섭식 중추’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된다. 뇌에서 ‘먹자’는 신호를 자꾸 보내는 것이다. 이러니 식욕이 솟구치는 것이다.

◇성장 호르몬 감소도 D라인 만드는 복병= 그런데 살이 찔 때 몸 구석구석에 골고루 찌지는 않는다. 배와 허벅지에 집중된다. 이는 지방세포의 특성 때문이다.

지방세포에는 지방의 출입을 관장하는 α수용체와 β수용체가 있는데, α수용체는 지방분해를 억제하고, β수용체는 지방분해를 촉진한다. 즉 α수용체는 살을 찌우고, β수용체는 살을 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얼굴이나 상체에는 β수용체가 상대적으로 많고, 복부나 하체에는 α수용체가 많다. 그러니 얼굴은 살이 잘 찌지는 않고, 쉽게 빠지는 반면 배와 허벅지는 잘 찌고 잘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현상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진다. 이는 성장호르몬과 관련이 크다. 성장 호르몬은 사춘기 때 최고로 많이 분비되다가 20대 이후 매 10년마다 14.4%씩 감소해 60대가 되면 20대의 50%로 이하로 떨어진다. 성장호르몬의 변화는 몸매의 변화를 가져온다. 근육량이 감소하고 지방이 증가하는 등 체구성의 변화를 초래하는데, 증가한 지방은 복부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기초대사량 느는 가을, 운동효과도 높아져= 문제는 몸매만이 아니다. 몸매가 D라인에 가까워지더라도 얼굴도 같이 살이 오른다면 ‘통통한 귀여움’이라도 찾을 수 있을 텐데, 불어나는 허리와 달리 얼굴은 그다지 살이 찌지 않는다. 여름내 자외선에 지쳐 까칠해진 얼굴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얼굴과 몸매 모두 망가지는, 말 그대로 ‘이중고’다.

그렇다고 가을이 반드시 슬픈 몸매를 만드는 계절은 아니다. 어떤 점에서는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몸의 기초대사량도 늘어난다. 즉 여름과 똑같이 움직여도 열량소모가 늘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운동엔 적기다. 공원이나 운동장 등 야외에서 주3∼4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면 여름보다 효과를 더 빨리 볼 수 있다. 또한 식사는 약간 따뜻한 곳에서 적어도 30분 이상 천천히 즐기며 먹는다. 그래야 포만중추가 활성화돼서 과식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의 볼륨을 올리는 건 쉽지 않다. 얼굴에 살을 찌우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보다는 안면근육을 강화해 탱탱한 얼굴을 만드는 것이 좋다. 안면근육을 자극하는 마사지를 하거나 얼굴표정 근육을 극단적으로 움직여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 방법에 한계를 느낀다면 의술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은 “허벅지나 복부에서 지방을 채취해 볼륨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지방이식이 이런 목적에 적합한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마나 볼, 광대 등에 볼륨을 줘 동안얼굴을 만들고, 콧대나 턱라인을 살려 입체감 있는 얼굴도 가능하다. 또한 눈가의 다크써클이나 팔자주름을 펴는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지방이식은 이식한 지방이 잘 생착하기만 하면 그 효과가 반영구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민태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