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30일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과 협의를 거쳐 우리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양자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이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권종락 1차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이 그 기회를 잡는다면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다른 5개 참가국(한·미·일·중·러)이 공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북한이 호응한다면 북한에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1박2일 간의 짧은 방한 일정을 고려해 우리 정부 핵심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북핵 문제를 조율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이날 오전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비공개 조찬회동을 가진 데 이어 오전 9시 정운찬 총리를 예방했다. 권 차관을 만난 데 이어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갖고 오후 2시 다음 방문국인 일본으로 향했다.
이번 회동은 조만간 재개될 북·미 양자대화에 앞서 한·미 양국의 마무리 협의라는 의미를 지닌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미국의 포괄적 접근과 한국의 그랜드 바긴과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한·미가 협의해 온 사안으로, 포괄적이고 결정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것과 우리가 얘기한 것은 완전히 같은 길"이라며 한·미 공조에 문제가 없음을 역설했다.
그러나 북한은 관영 언론매체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긴 제안을 거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비핵·개방·3000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며 "우리가 그 누구와 '관계정상화'를 하고 '경제적 지원'이나 받으려고 그따위 얼빠진 '제안'을 받아들일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오산"이라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과 미국의 대조선 핵정책과의 연관 속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핵없는 세상' 건설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회의 결의 1887호에 대해 "전반적 국제사회의 염원과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이중기준적인 문건"이라며 "전면배격하며 거기에 조금도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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