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섬에서는 파당 시 외곽 오지마을의 참혹한 상황이 전해졌다. 수마트라섬 서부 해안가 산간 마을 몇 곳은 주민들이 건물과 함께 진흙더미에 뒤덮여 아예 지도에서 사라져버렸다. 결혼식이 예정된 팔라우 아이야 마을에서는 하객 400명을 포함해 최소 644명이 산사태로 인한 진흙더미와 건물 잔해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러스탐 파카야 복지부 위기관리소장은 “사람들이 30m 깊이 지하로 빨려들어갔다. 심지어 20m 높이의 첨탐까지 사라졌다. 땅이 마을 전체를 삼켜버렸다”며 외곽 지역의 비극적 상황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밝힌 희생자수는 700여명이지만 유엔은 희생자가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파당시에만 주민 3000명 정도가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비상상황에서는 속도가 생명”이라며 “정부 지원금은 빠르게 배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일본 미국 호주 스위스 등 각국 구조대원과 구호품도 현지에 속속 도착했다.
4일 새벽 1시36분(현지시간) 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남동쪽으로 135km 떨어진 화롄(花蓮)시 인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에는 서수마트라섬 지진 발생지역으로부터 3500km 떨어진 인도네시아 동부 서파푸아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 아시아 일대에서는 이외에도 필리핀 태풍과 인도 대폭우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1주일 전 태풍 켓사나로 300여명이 사망한 필리핀에서는 3일 북동부에 강풍을 동반한 초대형 태풍 파르마가 상륙해 주민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 남부에서도 수십년만의 대폭우로 170여명이 사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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