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엉덩이를 향한 인류의 오랜 관심의 역사에 비해, 정작 아름다운 엉덩이 형태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은 21세기 들어서야 조금씩 점화되고 있다. 한국 여성의 신체 사이즈 조사에서도 엉덩이는 소외돼 왔고, 엉덩이 모양을 교정하는 힙업 수술도 동서양을 통틀어 1970년대에서야 시도됐다. 한국 여성들의 엉덩이 형태에 대한 연구 또한 전무했던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여성 엉덩이의 유형을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한국여성 엉덩이 A형, ㅁ형, 라운드형, 비대칭형으로 구분
몸매성형 전문 바람성형외과 홍윤기(전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 박사팀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하체의 체형 교정을 한 137명의 여성을 분석, 한국 여성의 엉덩이 형태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으며, 연구 결과는 최근 열린 대한성형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분석결과, 허벅지 부분에 지방이 축적돼 엉덩이 크기가 더 크고 다리가 짧아 보이는 A형, 허리와 허벅지에 지방이 집중 축적돼 엉덩이 부근 관절(고관절)이 오히려 들어가 보이는 ㅁ형, 허리부터 엉덩이까지 비교적 완만한 둥근 형태를 가진 라운드 형, 골반의 구조가 불균형을 이뤄 엉덩이 모양도 어긋나 보이는 비대칭형으로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포 비율은 A형과 ㅁ형이 각각 47%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라운드형이 4%, 비대칭형이 2%로 소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홍 박사 “한국 여성들의 엉덩이는 상부에 볼륨이 적고, 하부는 허벅지에 지방이 축적돼 있어 처져 보이기 쉽다. 곧,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다리가 짧아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4가지 유형 가운데 라운드 형태가 가장 이상적인 엉덩이 형태에 근접하나, 이 역시 상부에 볼륨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에 A형이나 ㅁ형과 유사한 느낌을 주게 된다. 볼륨감이 부족하고 길이가 짧은 신체적 특징은 다분히 동양인이 지닌 특성으로, 서구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한국 여성들이 동양인 특유의 신체적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양인 중에서 복부-허리 부근 지방이 많고 허벅지가 얇은 역A형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엉덩이만 교정하면 된다? 허리 라인부터 살펴야
지방이 축적되고 처지거나 비대칭인 엉덩이는 문제되는 부분만 교정한다 해서 효과를 볼 수 없다. 홍 박사는 “최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골반 춤, 카라의 엉덩이 춤, 애프터스쿨의 허벅지 춤 등 브라운관의 열기를 달구고 있는 춤 동작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허리-엉덩이-허벅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체형의 조화와 균형미를 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면서 “엉덩이 형태를 교정하는 것 역시, 엉덩이 단독 교정 보다 허리-엉덩이-허벅지로 이어지는 모양을 염두에 두며 동시에 교정해 하체의 굴곡(curvy line)을 충분히 회복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곧 A형은 허리와 허벅지 부분의 지방을 제거하고 엉덩이 상부에 지방을 이식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며, ㅁ형은 엉덩이 부근의 지방 분포량에 따라 고관절 부위를 지방으로 채우거나 허리와 허벅지 부분의 지방을 제거해 라인을 만든다. 라운드형은 골반의 크기에 따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지방이식 혹은 보형물을 삽입할 수 있으며, 비대칭형은 골반의 구조를 면밀히 파악한 후 비대칭을 교정하며 하체 굴곡을 바로 잡는 것이 좋다.
한편 이상적인 엉덩이는 어떤 것일까. 역시 엉덩이 자체의 크기나 모양보다 허리 둘레와의 비율, 고관절을 중심으로 측정한 융기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엉덩이 둘레는 WHR(waist to hip ratio)= 0.7, 즉 허리에서 가장 잘록한 부위 둘레와 엉덩이 가장 튀어나온 부위의 둘레 길이 비율이 0.7:1 의 비율을 이룰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이 실험심리학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또 치골 상부에서 고관절 끝까지의 거리와 고관절 끝에서 엉덩이의 가장 융기된 지점까지의 거리 비율이 1:2가 되는 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매력을 갖게 만든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