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잘못된 약속 지키려는 여자 있다”…박근혜 비하발언 파문

정 총리 “잘못된 약속 지키려는 여자 있다”…박근혜 비하발언 파문

기사승인 2010-05-13 22:27:00

[쿠키 정치] 정운찬 국무총리가 13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경남 진해시 해군아파트에서 고(故) 한준호 준위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잘못된 약속조차도 지키려고 하는 여자가 있는데 누군지 아세요”라고 말했다. “안 오실 줄 알았다”는 한 준위 부인의 말에 “약속하지 않았느냐”라고 답한 뒤 이같이 물은 것이다. 정 총리는 발언 뒤 웃으며 “농담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 총리가 작심하고 한 말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종시 원안을 ‘잘못된 약속’, 박 전 대표를 ‘무조건 지키려는 여자’로 비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총리실 측은 “진해가 지역구인 친박계 김학송 의원도 배석하고 있었으며 분위기상 박 전 대표를 비하하는 뜻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지금까지 기회 있을 때마다 수차례 박 전 대표를 직접 만나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국민들과 충청도민에게 구해야지 나한테 할 일이 아니다”라는 말로 제안을 거절해 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내 친박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박 전 대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총리가 망언을 했다. 만인지상의 총리가 순국장병 유족들을 찾아가 할 수 있는 농담이 아니다”며 “이는 정 총리의 자질과 인성의 문제로 티끌만한 양심이 있다면 책임져야한다”고 말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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