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배우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를 둘러싼 공방,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폭행 논란도 이어졌다. 잘 나가던 방송인의 이미지는 사라졌고 한동안 두문불출한 채 종적을 감췄다.
-방송인으로 상당히 잘 나갔다. 외모와 언변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모는 아니고. 그냥 중학교 때인가 하루는 선생님이 수업에 들어오라고 했다. 야구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수업도 들어오라고 해서 짜증이 났는데, ‘나중에 자식이 아빠는 알파벳도 모르느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셨다. 그 이후로는 피곤해도 수업에 가급적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 야구부가 아닌 다른 또래 학생들하고도 어울려 활발하게 지내고.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다.”
-가장 잘 나갔을 때 회당 출연료가 얼마나 됐나.
“회당 1000만원 내외 수준이었다. 당시가 2000년대 중반이니까 상당히 대우가 좋았고 보통 연예인들은 행사 같은 걸 많이 하는데 그 수입이 엄청났다. 뭐 노력에 비해 운이 좋았던 결과다.”
-방송인으로 전성기를 달리다가 결국 상습 도박 사건에 연루된다. 야구인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세간의 혹독한 비판이 쏟아졌다.
“할 말이 없다. 그 때 수중에 돈이 많아서 눈에 뭐가 씌워졌었던 것 같다. 사람도 잘못 사귄 것 같고. 부모님은 어릴 적 야구할 때부터 두 가지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담배와 도박. 그런데 그 약속을 어겼다. 드릴 말씀이 없다. 이건 내가 법적 처벌을 받은 것을 떠나서 두고두고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지금도 죄송할 따름이다.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을 조직해서 혈세 논란이 불거졌을 때 사건이 일어나 결국 방송 활동을 하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사를 주관하는 여행사가 잘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지 사정이 정말 열악했다. 문광부가 말한 약속도 중국 현장에서는 공허한 메아리였다. 혈세를 낭비했다고 하는데 세금은 아니었고 장관이 1년에 임의로 사업성을 보고 사용하는 금액 중 일부였다. 오해도 많고 부풀려진 측면이 있지만 당시 내 뜻에 동의해준 연예인들과 팬들에게 미안하다. 좋은 의도로 한 행동이라고 해도 좀 더 세세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구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배우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 사건과 KBS 드라마 ‘아이리스’ 폭행 논란에도 휘말렸다.
“그건 길게 말하지 않겠다. 무죄를 확신한다. 나중에 재판 결과를 지켜봐 달라. 이병헌과 J 제작자는 내가 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사기 혐의로도 피소됐는데.
“우선 돈을 빌렸는데 갚지 못했다. 그건 잘못한 일이다. 하지만 채무 변제 의무를 인지했고 빚 갚을 의사가 분명히 있었다. 마치 돈을 일부러 갚지 않으려고 했던 것으로 몰아가는데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자꾸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니까 빚을 빨리 받아내려고 고소를 하면 돈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나도 어음, 차용증으로 받을 돈이 20억 가량 된다. 정말 갚을 의지가 있다.”
-구설수와 사건이 계속 터지니 당신 말을 믿어주는 대중이 그리 많지는 않다.
“안다. 모두 내 탓이다. 재판 4건을 진행하고 있다. 금방 결론이 날 재판들도 아니다. 가끔 아침에 눈을 뜨면 계속 새벽이 이어지길 바라고 했었다. 무슨 전쟁이라도 나서 전부 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죽고 싶었다.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난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다. 절대 가족을 두고는 못 죽겠다. 아무리 빠져 나오려고 해도 늪에 갇혔으니까. 나도 어떤 때는 내가 싫다. 내 이 성격이 너무 싫다. 하지만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트위터에 '강병규 자살해라'라고 멘션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딛고 일어서야 지금까지 믿어준 사람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트위터를 통해 노이즈 마케팅을 펼쳐 종합편성채널로 복귀를 꿈꾼다는 시각이 있다.
“아니다. 전혀 아니다. 내가 방송 복귀를 꿈꿀 수 있겠는가. 방송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켜줘야 하는 것이다. 전혀 제의를 받은 바 없고 지금 방송을 할 생각 자체가 없다. 선수협과 내가 받고 있는 재판들이 먼저다.”
-최근 야구계 큰 별들이 떨어졌다. 빈소에는 다녀왔나.
“무슨 얼굴로 그 선배들을 뵙겠나. 내가 가면 또 시끄러워 질 것 같아서 아는 사람에게 조문을 부탁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