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교도소 수감자 시인 등단 화제

강원 영월교도소 수감자 시인 등단 화제

기사승인 2013-03-20 12:53:01
[쿠키 사회] ‘한 번이고 두 번이고 닦아 보지만/어느새 정성을 다해도 지워지지 않는다/얼룩진 고무신이 내 마음 같아/가슴을 쓸어내린다.’ -영월교도소 박모(39)씨의 창작시 ‘하얀 고무신에 때가 묻어’-

강원도 영월교도소에 수감 중인 수용자들이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서모(52)·박모(39)씨로 종합문예지 아세아문단 2013년 봄호에 ‘아버지의 초상화’ ‘흰 고무신에 묻은 때’ 등 각 5편의 자작시가 신인작품상 수상작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들의 시에 대해 “살아 온 이야기를 또다시 가까이 가지고 와 속에 있는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며 ”함축적인 표현과 시의 운율성도 속에 잘 깔려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당선소감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길을 마련해 준 모든 분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시를 통해 따스한 눈과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며 삶을 살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씨와 박씨는 각각 중소기업 대표와 증권사 투자전문가 출신으로 사기 등의 죄로 2011년에 입소, 2014년 상반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입소 전 사회에서 취미로 시를 쓰기도 했던 이들은 교도소가 운영하는 ‘시 창작교실’을 통해 시인 등단이라는 꿈을 이뤘다.

교도소는 매년 6~7개월 과정의 시 창작교실을 운영중이다. 이 교실은 시 낭송과 쓰기, 퇴고 등 주 1회 교육으로 진행되며 평균 10~20명의 수용자가 참여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이 교도소에서는 창작교실에 참여한 수용자 정모(52)씨가 창조문학신문사에서 주최한 제71회 신인문학상 전국공모에서 ‘발화점’이라는 시로 당선, 시인으로 등단해 화제를 모았었다.

영월교도소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들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며 “건강한 사회복귀와 출소 후 재범방지를 위한 역량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영월=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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