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끼 쏙 뺀 남북 회담 기간 1박2일로 줄이고, 경의선 육로 이용

기름끼 쏙 뺀 남북 회담 기간 1박2일로 줄이고, 경의선 육로 이용

기사승인 2013-06-10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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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서울에서 12~13일 열리는 남북당국 회담은 이전 남북 장관급 회담에 비교해 명칭이 달라졌고 기간도 짧아졌다. 장관급회담과 전혀 다른 회담이고 성격도 실무적 성격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 대표단을 이끈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10일 회담 명칭을 변경한 것에 대해 “북한이 먼저 제기했다”며 “우리 측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남북관계, 새로운 대화 차원에서 타당하다고 판단해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밝혔다. 천 실장은 특히 “당국회담은 기존에 21차까지 열렸던 장관급 회담과는 별개의 새로운 형식의 회담”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장관급 회담이 6년이나 지난 상황에서 남북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을 느낀 정부가 북측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실무접촉에 앞서 우리 측도 명칭 변경을 심각히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무접촉 전에 “이번 회담은 기존 장관급 회담과는 형식과 내용 자체가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통일부는 ‘남북당국 회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전까지 이번 회담을 장관급 회담으로 부르면서 앞의 ‘22차’라는 명칭을 계속 생략했다.

북측도 ‘장관급’이라고 표현할 경우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회담 수석대표로 나서야된다는 점에서 먼저 명칭을 바꾸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실무접촉 논의 과정에서 ‘남북 고위당국 회담’이라는 표현을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고위’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는 후문이다.

남북당국 회담은 또 이전 장관급회담에 비해 짧은 기간 동안 치러진다. 지금까지 21차례 열린 장관급 회담은 최소한 2박3일 일정을 소화했다. 2001년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제6차 회담의 경우 5박6일 동안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선 양측이 이동 시간을 빼고 불과 하루하고 한나절 만에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전례 없이 밀도 높은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북측 대표단은 서울로 내려올 때 항공편 대신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급 회담에선 예외 없이 항공편을 이용했다. 예전의 참관행사도 잡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 대표단이 육로로 내려옴에 따라 지난 3월 단절됐던 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곧 재개통될 전망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대표단이 육로로 오면 우리 군에서 관할하게 된다”며 “따라서 군 통신선을 활용해 서로 입경 여부를 통제하고 지원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 대표단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우리 측을 방문할 때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근무하는 남측 경의선 경비대는 북측 대표단에 대한 경호 임무도 수행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회담 장소를 청와대나 정부서울청사, 판문점 등에서 접근성이 좋은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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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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