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올 초부터 팔이 저리고 어깨가 아프기 시작한 대기업 사무직 김무성(29·가명)씨. 한 달 전부터 숟가락을 들 수 없을 만큼 증상이 악화된 그는 일산병원 진단 결과 목뼈원판장애(목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목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돌출해 신경 또는 척수를 누르면서 통증이 생긴 것이다. 의사는 스마트폰 과다사용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출퇴근 시간 내내 지하철에서 게임을 한다는 김씨의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하루 4~5시간이나 됐다.
김씨처럼 걸어 다니면서도, 퇴근 후 휴식시간에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목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된 2010년부터 1년간 20대 환자수가 무려 15% 가까이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목뼈원판장애(목디스크)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7년 57만3912명이던 환자수가 2011년 78만4131만명으로 4년 동안 연평균 8.1%씩 늘었다고 14일 발표했다. 최근 통계인 2011년 증가율(12.3%)이 앞선 3년(5.0~8.3%)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점이 2010년인데다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20대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범은 스마트폰으로 추정됐다.
2007~2011년 인구 10만명당 진료환자 증가율은 20대가 7.6%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연령적 요인으로 목디스크가 늘어나는 70대(6.3%)와 80대(6.9%) 고령층을 앞서는 수치다. 최근 한 설문조사를 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무선데이터 이용시간은 하루 1시간 34분인 반면 20대는 2시간 16분으로 42분 많았다. 특히 스마트폰 도입 후 1년간 증가율을 보면 20대는 14.5%(2011년 전년 대비 증가율)로 1위를, 역시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20대미만(13.3%)과 30대(12.7%)는 2~3위를 차지했다.
장호열 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는 “장시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경추간판에 무리를 줘 목디스크가 발생하게 된다”며 “특히 보행 중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무게가 수직으로 더해지는 상황에서 목을 숙이게 돼 목디스크를 가중시키게 된다”고 지적했다.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