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의 페이스북이 무차별적이고 원색적인 욕설과 비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과 소통의 장이 돼야 할 인터넷 공간이 저열한 감정 싸움터로 전락했는데도 청와대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페이스북 무용론마저 일고 있다.
17일 오전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페이스북(www.facebook.com/ghpark.korea)에는 철도 민영화와 의료 민영화에 반대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실명으로 회원 가입해 글을 쓰는 만큼 다른 인터넷 공간에 비해 욕설이 훨씬 적은데도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에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네티즌 박모씨는 “서민들은 등골 처휘고 고위층은 더 따스하게 살겠네. 씨X 팔보채 같은 X”이라고 적었고, 네티즌 강모씨는 “개쓰레X”라고 힐난했다. 정모씨는 “박.근.혜.시.X.X”는 욕설을 적었다. 이모씨는 “정치도 못하면서 정치한다고 엠병할 X”이라고 했고, 정모씨는 “밤길 조심해라”라고 했다.
김모씨는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국민이 뽑아준 대표다. 그 지위에 올라가서 하는 짓이라곤 자기 뱃가죽을 기름으로 칠하고 자기나라 국민들은 돈이 없으면 나가 뒤지라는 식이다”라며 “난 대통령도 하나의 국민으로 보기 때문에 존칭은 안 쓴다. 아줌마 니 때문에 내 눈수술 비용이 몇 십 배는 올랐어. 장기 팔아도 수술 못 하겠네”라고 적었다.
점잖은 비판글도 간간이 오르고 있다.
T모씨는 “민영화도 좋은데 그 입만 번지르르 하게 말하는 창조 경제라는 건 도대체 언제 실행하는데요?”라며 “예산을 경제성도 없는 데 퍼다 쓰면서 민영화해서 적자 막으면? 또 다른 데 예산 써서 적자나면 곧 있으면 수도 민영화 전기민영화 하려고 하는 건가요?”라고 비판했다.
오모씨는 “부디 눈이 있으면 국민을 보고, 귀가 있으면 소리를 들으며, 지식이 있으면 생각을 해주세요”라며 “현명하신 분이라 믿어요”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욕설과 비방이 오가자 자정을 요구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다른 커뮤니티에 욕설 댓글을 소개하며 “실명이 드러나는데도 대통령 페이스북에서 욕설을 마구 쓰다니 용기인지 만용인지”라며 “욕설을 쓰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욕설을 그대로 방치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청와대측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