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서 빛을 더하다. 숨은 연기파 배우 조덕제

‘해무’서 빛을 더하다. 숨은 연기파 배우 조덕제

기사승인 2014-08-27 16:18:55

영화 <해무>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욕망을 깊숙히 파헤치는 스릴러물인 <해무>는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이 기획 및 제작을 맡아 진행하고 <살인의 추억>의 각본을 쓴 심성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전진호’와 여섯 명의 선원들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특히 영화 제작에 실제 안강망 어선 공수는 물론, 70%에 육박하는 해상 촬영과 초대형 수조세트에 2개의 짐벌을 담아 촬영하는 등 리얼리티에 심혈을 기울였다. 김윤석, 박유천, 이희준, 김상호, 한예리 등이 출연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해무’에 특별 출연하면서 ‘숨은 연기파 배우’의 두각을 나타낸 배우 조덕제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덕제에게 <해무>는 어떤 영화인가?

<해무>는 한정된 공간인 배 안에서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인간의 심리묘사를 훌륭히 표현했다. 매 사건이 전개되면서 인간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가슴 먹먹한 영화다. 이 영화를 통해 영화가 굳이 요란하거나 드러나는 화려함이 없어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특별 출연으로 인해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좋았고, 이러한 웰메이드 영화에는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

◇<해무>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역할이 궁금하다.

사실 갑작스러운 요청이 왔지만 흔쾌히 촬영에 임했다. 영화의 배경인 여수 사투리를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로 내가 적합했다고 할까?

해무 속에서 내 역할은 선원들이 사건에 휘말릴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계기를 만드는 인물이다. 폐선의 위기 속에 돈을 만들기 위해 밀수를 하려는 조선족 밀항을 자연스럽게 권유하는 알선책 여상구역이다. 감독님은 너무 튀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원하셨고, 여상구 인물을 잘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촬영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다면?

이희준은 사투리를 금방 소화해서 놀랐다. 질문도 많고 열정도 많은 배우다.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갖춘 것 같다. 같이 연기하는 신은 없었지만,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으로 기대되는 배우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는 무엇인가?

이번처럼 월메이드 영화도 좋지만, 휴먼이나 코믹 연기도 탐난다. 조덕제라는 배우는 사람들이 편하고 즐겁게 기억할 수 있는 역할로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강한 이미지 때문에 그런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 아쉽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로빈윌리엄스 같이 세상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물론 진실된 연기로 신뢰할 수 있는 배우로 사는 게 우선이다.

배우 조덕제의 첫 인상은 조용하면서 깐깐해 보였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조덕제는 낭만적이고 편안한 배우였다. “60점과 120점을 넘나드는 배우가 아니라 항상 80점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머지않아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조덕제는 20여년 동안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짙은 연기력을 다져왔고, 지금까지 20편이 넘는 상업영화에 출연했다. 작지만 매운, 똑 부러질 듯한 강한 느낌으로 <추격자>, <고고70>, <악마를 보았다>, <김복남살인사건>에서 형사 역할을, <부러진 화살>에서 판사 역으로, <26년>에서는 경호원 역을 맡아 ‘공무원 전문 배우’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media.co.kr
ivemic@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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