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사협회 임태봉 회장]
최초의 직선제 회장으로서 협회의 사회적 역할 이행에 앞장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1만여 사회복지사들의 단체인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사협회는 지난 6일 제주시 일도2동 협회 사무실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열었다. 지역의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한편, 사회복지사의 권익옹호와 복지증진을 위한 다양한 학술활동을 펼치기 위한 사회복지연구소 문을 연 것이다.
이날 개소식에서 누구보다 뿌듯한 감회를 느낀 사람은 제주도사회복지사협회를 이끌고 있는 임태봉 회장(54)이다. 2014년 제11대 협회장에 취임해 나름대로 열심히 협회를 끌어오고 있는 임 회장은 앞으로 연구소를 통해 한 차원 높은 지역의 사회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마냥 가슴이 부풀었다.
임 회장은 제주도 사회복지계의 산 증인이다. 1989년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종합복지관 관리부 직원으로 사회복지계에 발을 디딘 그는 지금까지 27년 동안 한결같이 사회복지 현장을 누볐다. 2000년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을 거쳐 2008년부터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을 부임해서는 매년 보건복지부 선정 ‘장애인종합복지관 최우수 기관’으로 이끌기도 했다.
2014년 제주도사회복지사협회 첫 직선제 회장에 출마한 그는 무려 73%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내년 2월 말까지 회장직을 수행하는 그는 지난 11일 협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주도 사회복지사들의 역량을 모아서 지역 사회복지 발전을 도모하고 도민의 행복을 실현해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직선제로 처음 제주도사회복지사협회장에 선출돼 2년 4개월여 동안 협회를 이끌어온 소감은.
△25년 넘게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일한 뒤 제주도사회복지사협회장을 맡아 일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선배와 동료, 후배들을 보면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 사회복지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권익옹호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복지를 발전시켜야 하는 협회의 역할을 거듭 확인했다. 그리고 협회는 결국 사회복지사를 포함한 지역주민의 행복을 실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점도 깨달았다. 복지의 완성은 현장과 정치, 그리고 행정이 함께 발을 맞춰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다.
협회의 위상은 회원들의 참여와 관심으로부터 키워진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사회복지사는 감정노동자라고 생각한다. 이에 착안해 복지사들이 행복할 수 있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나 힐링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했더니 협회가 크게 역동적으로 변했다.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사회복지의 개념의 변화와 함께 진화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복지는 근본적으로 정치 및 행정과 같은 목적을 추구한다. 바로 국민의 행복이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에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사회정의와 평등·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선다고 돼 있다. 그리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들과 함께 일하며, 사회제도 개선과 관련된 제반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돼 있다.
현장에서 주어진 복지서비스를 이행하고 고객인 주민의 어려움을 돕는 일도 복지사의 역할이다. 지역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일 또한 역할이다. 나아가 정치에 참여하는 일, 그래서 자원의 분배가 좀 더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는 일도 사회복지사의 역할일 수 있다.
결국 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도민이 행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행복이라는 명품요리에는 좋은 재료들이 들어가야 한다. 사회복지사가 모든 걸 할 수 없기 때문에 문화예술전문가, 스포츠전문가 등등 다양한 조직을 네트워킹시켜서 행복이라는 명품요리를 만드는데 조종자, 참여자, 평가자 역할을 하는 것이 사회복지사라고 본다.
-최근 협회에서 해외연수를 실시한 취지나 목적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역량 있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가나 지방정부에서는 사회복지사의 역량강화를 위한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법률과 조례로 민간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해외연수 등의 보상을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제공되는 기회가 없었다.
반면 지금 사회는 분야별 국제적 교류가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 사회복지계 또한 세계화가 예외일 수 없다. 국제경험을 토대로 사회복지계의 외연을 넓혀나갈 수 있고, 특히 국제봉사 경험은 제주도의 위상을 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 감각을 익히고 국경을 넘어 복지실천 현장을 잇는 전문가적 가교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도록 한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직접 체험하는 것 이상의 교육은 없다.
이번에 이뤄진 베트남 하노이지역으로의 해외 프로보노 활동은 18명의 일선 사회복지사들에게 산지식이 되었고, 미래형의 사회복지 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었다. 또 국제 사회적 책임이행에 대한 동기부여를 스스로 이룰 수 있었다.
오는 9월 실시 예정인 제2차 해외연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현장에서만 열심히 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면 안 된다. 해외로 나가서 더 넓은 세계관을 갖고 우리의 위치를 알고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 사회복지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 사회에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각 분야마다 복지가 침투, 확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사회복지사들의 역할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가 함께 뜻을 모아 결집한다면 우리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우리의 역량을 모아서 제주도의 사회복지발전을 도모하고 도민의 행복을 실현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은 창조적인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키워가야 한다. 인접해 있는 복지 분야는 물론 타 분야에까지 관계를 넓혀나가기 위하여 폭넓은 지식과 정보, 자원 등을 갖춰나가야 한다.
사회복지사 스스로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을 확고히 가져야 할 때다.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지고, 행복한 사회복지사가 이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 길에 협회가 앞장서겠다. 사회복지사는 전문가로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다가올 제주도민 100만 시대, 가보지 않은 미래를 향해 사회복지사는 준비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jeju2j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