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양병하 기자]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에 의거 지난 7월 1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통합해 국민안전처 산하 유일의 승강기안전관리전문기관으로 출범했다. 통합공단이 출범한 이후 조직 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 기존 비상임감사 체제가 상임감사로 전환된 점은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통합공단 출범과 함께 초대 상임감사로 취임한 전병주 상임감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개월간 초석을 공고히 다지고자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며 “과거 30여년을 대한민국 최고의 안전을 지키고 책임지는 기관에서 봉직한 만큼 안전에 있어서 최고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승강기 안전을 위해 일하게 된 것은 내게 새로운 도전과 같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전 감사는 “승강기 안전을 통해 국민행복을 책임지는 청렴한 공단,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힘찬 각오를 전했다.
-최근 공공기관의 윤리·도덕적 측면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그만큼 감사업무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데.
▷요즘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와 역할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은 공공업무에 대해 높은 청렴성과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지만 작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감사업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패와 비리의 연결고리를 근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발생한 이슈의 원인 중 하나도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비윤리적 의사결정이었다. 기업의 내부통제시스템을 무력화시켜 부실규모를 크게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아무리 거대한 댐이라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진다는 말이 있듯이 초기에 자체감사를 통해 문제의 소지를 발견했다면 어땠을까, 아무리 대형사고라 할지라도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는 아쉬움이 남는다. 감사업무는 경영진에 대한 발목잡기가 아니라 경영상태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위한 파트너로서 상호존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정도경영, 윤리경영, 준법경영 이 세 가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공기관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항상 봉사하는 마음으로 감사업무에 임하겠다.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대책은.
▷주지하다시피 지난 9월 28일 ‘청탁금지법’이 시행됐다. 이 법률은 우리나라의 부정부패 근절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담긴 법이다. 우리 임직원 역시 준정부기관의 공직자로서 청탁금지법의 적용대상이다. 특히 14가지 부정청탁의 금지행위 중 인허가, 검사 등의 법령위반 및 지위, 권한 남용이 공단의 업무와 직결된다. 양벌규정에 따라 임직원의 비위사실 발생시 당사자는 물론 기관에도 과태료가 처분되기 때문에 공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예방 차원의 컨설팅감사를 실시함으로써 준법경영과 윤리경영을 통해 과거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자 한다. 보다 투명하고 청렴한 공단을 만들겠다. 청탁금지담당관을 중심으로 청탁금지법 대응TF팀을 발족해 중요사항에 대해 임직원의 사전 숙지, 각종 해설, 매뉴얼 배포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공단의 전 임직원의 배우자에게도 상임감사 명의의 청렴편지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는 공공기관 최초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평소 사전예방 차원의 감사를 강조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노력상을 전한다면.
▷우리나라도 최근 반부패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국가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반부패 의지가 확산되고 있다. 처벌 강화를 통한 부패 예방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에 부패의 사전예방을 위해 ‘문화형 청렴’을 강조하고 있다. 청렴이 어렵지도 않고, 딱딱하게 느껴지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청렴·반부패 실천결의대회 당시 현직 연극배우들을 섭외해 청렴연극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 중 힐링타임을 가짐과 동시에 청렴이란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청렴업무 담당자 54명을 선발해 경주에서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선조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및 청렴한 삶의 현장을 탐방하게 하는 등 ‘문화형 청렴’이 안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청렴문화가 안착되고 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상생활처럼 능동적으로 청렴이 생활화되는 것이다. 앞으로 임기 동안 이러한 청렴 라이프사이클을 목표로 사전예방 차원의 감사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보다 친숙하고 가까운 상임감사와 감사실이 되기 위해 ‘청렴베이스캠프’로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공단 출범 이후 사전예방 차원의 감사를 강화하기 위해 일상감사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사후 감사로는 시정이나 치유가 곤란한 주요사업 등의 행정적 낭비요인과 시행착오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공공행정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감사업무 특성상 구성원들과 소통이 어렵지는 않나.
▷취임 이후 줄곧 구성원들과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부 부서를 대상으로 공단 출범 초기 조직융합 및 청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직원들에게 청렴교육을 실시했다. 동시에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청렴간담회를 실시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업무 현안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시킬 수 있었고, 감사활동 전반에 대한 실무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경영지원활동을 강화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감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지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청렴공감토크콘서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현업에 종사하는 지사 직원들은 직접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각 지역본부 및 사무소를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현안을 공유함으로써 부패취약분야 제도개선을 통해 청렴도를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공단 본부를 내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부조리 및 민원신고가 가능하도록 오프라인 신고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청렴우체통 및 청렴엽서제도를 운영 중이다. 각종 제보는 익명을 보장함으로써 이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제보와 신고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상임감사 직통전화인 ‘응답하라 705’ 핫라인과 공단 홈페이지 내에 부패·공익신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포부를 전한다면.
▷우리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만려무실’이란 말이다. ‘만 가지(모든 것)를 살피면 실수가 없다’는 뜻으로 천려일실을 더욱 강조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공단의 방향설정 및 사업추진에 있어 빈틈없이 고루 살핌으로써 공단이 청렴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병주 상임감사>
-1961년 9월 24일
-금오공대 졸업
-연세대 전자공학 석사
-금오공대 산업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카이스트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대통령 경호실 지원본부장
-現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초대 상임감사
md594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