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양병하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는 1967년 농어업인의 소득 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농어촌개발공사’라는 명칭으로 설립됐다. 이후 2012년에는 식품산업 육성기능이 추가됨으로써 지금의 기관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aT는 국민의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국내 농수산물의 내수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통개선, 수급 및 가격안정화, 해외수출, 식품산업 육성 사업 등을 중점 추진 중이다. 특히 농어업 생산 이후의 가공, 포장, 유통, 수출 등을 통해 농어업의 경쟁력 제고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정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이규양(65·사진) aT 상임감사는 1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FTA 체결 등 거센 농산물 시장개방화 속에서 수출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농업활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농업과 식품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식품제조 및 외식산업 육성, 전통식품의 세계화, 식품업체 컨설팅,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규양 감사와 나눈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감사 취임 이후 그간의 소감은.
▷지난 1월 취임하고 기관 구석구석을 살피다보니 벌써 10개월이 훌쩍 지났다. 새삼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한다. 취임 전 외부에서 바라본 aT는 다소 느슨한 감이 있는 조직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취임 후 살펴보니 시대 변화와 흐름에 맞춰 본사-사업소-지역본부가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창조농업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 농식품의 생산, 유통, 비축, 수출까지 어느 한 곳 aT의 열정과 노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이러한 기관에서 감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감사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누구보다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동시에 가지게 됐다.
-최근 공공기관의 윤리·도덕적 측면이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그만큼 감사업무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는데.
▷평소 직원들에게 항상 청렴은 산소와 같아 공직자에게는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는 말을 강조한다. 평소에는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지만 산소가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청렴 또한 ‘지키면 좋은 것’이 아니라 ‘지켜야 사는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매일 산소를 마시듯 청렴문화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돼야 한다. 최근 사회 곳곳의 잘못된 관행들은 청렴의 도를 벗어났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따라서 청렴의 실천과 함께 잘못된 관행을 스스로 발견하고 결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패와 청렴의 개념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금품이나 접대를 받거나 아는 사람이라고 봐주고 특혜를 주는 행위들을 부패했다거나 청렴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제는 달라졌다.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고 오용하는 것, 맡은 일을 제대로 못해 손실과 재난을 초래하는 일 모두가 부패한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모든 임직원이 자율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비효율적인 업무절차와 미래 위험 발생 가능성을 높은 사업을 사전에 진단해 예방할 수 있는 감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전예방 차원의 감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사고가 터진 후에 수습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사전 진단과 예측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지금 시대가 원하는 감사라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 기관은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임직원의 부패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공직자행동강령 운영지침을 개정했다. 금품수수에 따른 처벌과 외부강의 신고 기준 등을 대폭 강화하기도 했다.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및 수의계약 관련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부패와 연루될 가능성이 높은 업무를 투명하게 처리하고 있다. 법인카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해 목적 외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청렴시민감사관제도를 통해 반부패 정책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에도 노력 중이다. 내부신고의 경우 통상 신분 노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외부 전산망을 활용한 익명신고시스템을 운영한다. 특히 ‘진단과 예측’을 잘하기 위해 감사인의 업무지식 함양은 물론, 사업의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효율적 추진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는 사전예방 감사를 진행하고 감사인의 업무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감사업무 특성상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감사라는 직책은 크게 보면 조직의 현안을 파악하고 진단함으로써 이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로개색 흥망소계(言路開塞 興亡所係)’라는 말이 있다. 언로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따라 흥하고 망하는 것이 달려있다는 뜻이다. 내부적으로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직원들과도 소통을 지속해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꾸준히 기관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소통을 하고 있다. 임원진과는 정례적인 티타임, 부서장들과는 청렴혁신추진기획단회의를 통해 aT의 반부패·청렴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3급 차장으로 구성된 청렴혁신실천리더를 대상으로 청렴워크숍을 개최함으로써 중간관리자로서 역할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올해 입사한 신입사원들과는 대화의 시간을 마련해 직장생활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기회를 가졌다. 청렴실천 생활화를 위해 지난 5월 구성된 청렴동아리 ‘일급수’ 회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의 장도 마련했다. 상임감사 핫라인인 ‘열린감사방’을 구축해 직원들이 언제든지 상임감사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연중 운영 중이다.
-현장과의 소통은.
▷지역본부를 방문할 때 반드시 외부고객 사업장을 찾아가 애로·건의사항을 청취하고 해결책과 발전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외부고객의 민원은 관행화된 업무절차나 시스템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가장 중요한 외부의견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자문위원회를 분기별로 열어 주요현안을 토론하고 자문을 구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소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상임감사로서 향후 포부는.
▷임기 중 최우선 추진정책은 확고한 청렴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것처럼 간부직원들의 솔선수범은 전사적인 청렴문화 조성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청렴은 일시적인 노력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문화로 정착시켜야 변하지 않는다. 모든 임직원들이 청렴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업무를 공정하게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이를 통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aT 본연의 기능인 농어민의 소득 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우리 기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동안 인생을 살아오면서 머리와 가슴으로 익힌 다양한 경험과 정무적 감각을 적극 활용하겠다. 구성원들의 창의적 발상을 적극 지지하고 후원하는 반면, 기관이 매너리즘과 나태함에 빠져 제 역할을 못할 경우에는 엄정한 제재의 잣대를 들이대겠다. 위험에 노출돼 있을 경우에는 안전을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상임감사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규양 감사>
-1951년 4월 28일
-민주자유당 대변인실 행정실장
-제13, 14대 국회의장 비서실 공보비서관
-자유민주연합 대변인
-제16대 국회의장 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한나라당 중앙홍보위원회 부위원장
-㈔국민보건정책협의회 이사
-現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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