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최순실 게이트 연루에 이어 박태환에 올림픽 포기를 종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공직생활을 하기 전에는 능력이 뛰어나고, 대인관계도 좋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국민일보는 25일 체육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고, 대인관계도 좋았으나 차관이 된 이후 사람이 돌변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차관은 최순득의 딸 장시호와 삼성그룹을 압박해 후원금을 유치하고, 7억 가까운 예산을 특정 단체에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또한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한 과정에서 단국대 교수직과 각종 기업 스폰서 유치 등을 해 주겠다는 발언을 은밀하게 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 전 차관은 프로야구 구단 프런트와 체육학과 교수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미국 뉴멕시코대에서 스포츠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91년부터 94년까지 3여년간 현 두산 베어스의 모태인 OB 베어스에서 기획 홍보팀 과장으로 일했다.
그와 한 동안 함께 일했다는 두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은 아이디어가 아주 뛰어났던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프로야구 팀으로는 처음으로 관객 수요조사를 통해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관중이 어떤 교통수단을 통해 경기장을 찾아오는 지를 조사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등 비상한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동료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김 과장이라는 직책 대신 ‘김박’(김 박사의 줄임말)으로 불렸다고.
김 전 차관은 지인의 도움으로 수원대 사회체육학부 부교수로 부임했는데, 2005년부터는 모교인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교수가 된 후에도 열정적으로 연구활동을 하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다수 뽑아내고, 대인관계도 매우 원만했다고 한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스포츠 관련 토론회나 학회가 있으면 만사를 제쳐두고 올 정도로 스포츠 발전을 위해 무척 노력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차관 임명이 확정됐을 때는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의지를 다졌다고 했다. 그는 차관에 임명된 직후 “언젠가는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 몰랐다. 열심히 하겠다”고 주변에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차관이 된 후 사람이 변했다고 한다. 안하무인에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또 다른 체육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전혀 그러지 않았는데 차관이 된 후 사람이 완전 바뀌어, 깔아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차관을 만나는 사람마다 ‘진중해 보이지가 않는다. 모사꾼 같은 느낌이 든다’며 혀를 찼다”고 덧붙였다.
두산에서 코치를 했던 한 체육계 인사는 “이전 내 기억 속에 김 전 차관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면서 “이렇게 사람이 변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권력이 김 전 차관을 괴물로 만든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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