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현재 미국 거주중인 방송인 에이미가 자살을 기도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유는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풍문으로 들었쇼’ 때문입니다.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이 어떻게 한 유명인을 자살로 내몰았을까요.
에이미는 앞서 ‘악녀일기’ 등으로 국내에서 사랑받은 방송인입니다. 부유한 집안과 예쁜 외모 등을 무기로 다양한 리얼리티 예능에 출연해왔죠. 그러나 에이미의 몰락은 2012년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으며 시작됐습니다. 당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에이미는 집행유예 기간 동안 졸피뎀을 추가로 투약한 혐의가 발각돼 벌금형을 받고 2015년 강제 출국됐습니다. 이후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자택에 머물고 있었죠.
에이미는 검찰에 기소된 이후로 선고를 받기까지의 기간 내내 사건 내용이 자세하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해왔습니다. 그러나 사건이 종결되고 출국한 이후에도 그를 향한 관심이 이어졌습니다. ‘풍문으로 들었쇼’도 마찬가지였죠. 지난 19일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쇼’에 출연한 기자들은 방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에이미에 대한 과거 목격담을 털어놨습니다. 이 중 한 패널은 “후배 기자가 인터뷰를 했는데 초면인 기자에게 병원에 가야 하는데 20만원을 빌려줄 수 있느냐고 해서 빌려줬다고 하더라”고 말했죠. 부유했던 에이미가 금전적으로 몰락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외에도 “검사를 면회하기 위해 구치소를 방문한 에이미가 기자들에게 피부상태가 좋지 않으니 포토샵으로 보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도 밝혔죠.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에이미의 자살 기도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20일입니다. 에이미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자살을 기도했으나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아 위기는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측근의 말에 따르면 에이미는 ‘풍문으로 들었쇼’에서 사실 확인 없이 다뤄진 자신의 이야기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입니다.
채널 A측은 뒤늦게 에이미에게 “일부 출연진의 발언 가운데 에이미 씨가 상처를 입을만한 내용이 있었다”며 “에이미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 에이미 씨가 조속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사실 확인에 관해서는 별다른 멘트가 없었죠. ‘풍문으로 들었쇼’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가십거리로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나 사생활 폭로를 주요 방송 테마로 삼았지만 제대로 사실 확인을 해 준 적은 없죠. 패널들은 자신들의 멘트가 일종의 ‘썰’에 불과하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체면치레일 뿐입니다. 방송으로 전달되는 만큼 대중들은 이를 진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극단적인 선택까지 불러일으킨 ‘풍문으로 들었쇼’. 방송이 유지돼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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