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한 기업의 대표이사라는 직함은 아무나 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연봉과 멋진 자동차 등의 특권이 주어지는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과 중압감,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린다. 자신의 임기 연장을 결정하는 성과를 내려고 하다 보면 아랫사람에게 많은 임무를 맡기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문하게 된다.
그런데 그 수준이 문제다. 부하 직원의 인격을 모독하는 수준까지라면 말이다. 얼마 전 사건이 있었다. 이동우 전 롯데월드 대표(현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갑질 논란은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직원에게 머리 염색 등 사생활에 관련한 내용까지 간섭이 들어왔고,그 이야기가 관철이 안 되자 정직 처분을 내렸다.
리더가 내놓는 성과에는 당연히 부담이 있다. 때로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방식으로 자신의 방식을 밀어붙이고, 때로는 모두가 싫어하는 개혁도 해야 한다. 구조를 바꾸고 혁신의 숨을 불어 넣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 방식이 사람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되고, 화풀이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된다. 리더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얼마 전 우리는 운전기사들에게, 경비원에게,하도급업체에게, 가맹점주에게 화를 내던 기업 오너들의 민낯을 봤다. 주로 프랜차이즈 대표들인 그들은 너무나 쉽게 폭언과 망언을 일삼았다.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기고 그들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에는 자신의 기분이 상했다고 직원에게 폭언을 쏟아내며 법규에도 어긋나는 회항 명령을 내리던 오너도 있었다.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사례도 매우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갑질이라는 용어가 뿌리내린 지도 꽤 됐다. 그만큼 리더가 된 사람들의 인격의 수준이 그렇게 성숙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문제가 되는 행동들이 이루어지지 않게 체계화된 시스템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사회의 건강이 나쁘다. 갑질 논란을 보는 우리 모두의 을의 마음과 같이 씁쓸해진다.
이런 일이 있을 경우 철저한 검증과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권위가 적은 이들의 의견 표현이 좀 더 받아들여지도록 그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가에서부터, 사회 전반에서부터 말이다. 인권위 등의 기관도 좀 더 강해지고 피해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집단도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사회가 더 공정해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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