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맞아 열린 국빈 만찬에서 ‘한반도 전쟁 불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이 점에서 미국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압도적 힘의 우위는 결국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게 할 것”이라며 “나아가 내일의 한미동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보장하고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든든한 팀워크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동맹의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한국전쟁이 벌어진 한반도에 외국 참전이 이뤄졌다”며 “양국 군인이 전쟁터에서 함께 흘린 애국심의 붉은 피로 한미동맹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 방문 당시) 워싱턴의 장진호 전투비에 헌화했다.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에 감사를 전하고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한미동맹의 숭고한 가치를 상기했다”며 “지금도 양국이 함께 피 흘리며 지킨 이 땅의 평화가 다시 위협을 받고 있지만 한미동맹은 그 위협을 막아내는 길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최첨단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가 바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에 대해 축하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첫 번째 생일을 특별히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며 “당선 1년을 어떻게 축하해드릴까 고민하다 한국 국빈으로 모셔 축하 파티를 열기로 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지금 위대한 미국을 만들고 있다”며 “한국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과 함께 평화 재건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이런 공동의 노력이야말로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길인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위대한 미국을 만드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25년만의 국빈방문이다. 지난 6월 방미 때 제가 받은 환대에 보답할 기회가 빨리 주어져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기 위한 여정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확고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미 양국은 진정한 파트너로서 어려운 시기에 기회를 함께했다”며 “우리는 훌륭한 기회를 얻고 있으며 계속 서로를 지지하고 서로를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 자유와 평화가 번성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한국 국민의 모든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날 국빈만찬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의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문정인 외교안보특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박수현 대변인, 정경두 합참의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한다. 각 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등도 초대됐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해외 일정 관계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도 함께 했다.
한국 모델의 세계무대 진출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 한혜진씨, 영화계의 거장 이창동 감독,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배우 전도연, 영화 ‘아이캔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씨 등도 초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씨와 인사를 나누고 포옹을 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다나 포웰 전략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 사령관 등이 함께 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