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유연 근무제를 도입키로 한다. 야근 등 노동착취 사각지대에 있는 게임업체에 새로운 분위기를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엔씨소프트는 “자사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이달 중 유연 근무제 전사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문화 개선 방향 설명회’를 열고 회사 대표와 실제 출퇴근 제도 적용을 논의할 직원 대표도 선출했다.
엔씨소프트는 우선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유연 출퇴근제(선택적 근로 시간제)를 먼저 시범 운영키로 한다. 이어 '탄력적 근로 시간제' 도입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유연 출퇴근제가 도입되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개인이 출근 시간을 선택해 하루 9시간(점심시간 포함)을 근무하면 된다.
탄력적 근로 시간제는 한 주의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다른 주의 근로시간을 줄여 법정 근로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특성상 신규게임 출시나 CBT(비공개 시범 테스트), OBT(공개 시범 테스트) 등을 앞두고 집중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 이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은 이미 조직마다 업무 특성에 맞춰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에 출근 시간을 정하는 방식의 유연 출퇴근제를 시행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새로 도입하는 제도는 개인이 출퇴근 시간을 설정할 수 있고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 만연한 과로·야근 등 노동 문제가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로의 등대’라고 불리는 넷마블에서 재작년 직원이 돌연사, 과로사하는 일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게임업계 근무 환경 문제가 이슈화된 바 있다.
특히 게임회사 넷마블의 자회사(넷마블 네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지난 2016년 11월 심장동맥경화(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연령과 업무내용, 작업환경과 근무관련 자료, 재해조사서 등 관련자료 일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을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넷마블은 지난해 2월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발표했다. 넷마블은 야근과 휴일 근무 금지,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등을 시행해오고 있고 했다.
하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9월20~29일 매일 23~24시 넷마블 직원들의 근무 행태를 확인한 결과 주말을 제외하고 8일 모두 직원들의 야간 근무가 이뤄졌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