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2시부터 3시40분까지 본관 충무실에서 ‘청년일자리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청년고용 현황 및 구조적인 애로요인, 향후 청년일자리 정책방향 등에 대해 종합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청년일자리정책 추진현황’,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인구로 읽는 청년일자리’,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청년일자리 현황과 정책과제 평가’, 부경대 류장수 교수가 ‘청년일자리 정책제언’을 주제로 발표하였고, 청년·중소기업·학계 및 국회·정부관계자 등이 청년고용 상황과 정책 방향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진행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통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도입, 청년내일채움공제 확대 등을 시행했고, 81만개 공공일자리 창출에 본격 착수, 예산·세제·조달 등 국정운영체계를 일자리중심으로 개편, 2018년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을 2.2조원 확대편성 등 공공부문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20만5천명을 정규직 전환하기로 하고 그 중 6만9천명을 작년 말까지 전환 결정했으며, 블라인드 채용의 전체 공공기관 시행 및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을 통해 청년들이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절차상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작년 11월 이후부터는 관계부처 TF 구성, 청년층이 직접 참여하는 소통채널 가동 등의 방식으로 청년일자리 대책을 준비 중에 있음을 보고하고, 현재 준비 중인 대책으로는 첫째, 기존 주요 일자리사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둘째,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선도프로젝트 발굴, 셋째, 교육·훈련·취업정보제공·해외진출인프라 등 청년일자리 안전망 확대 방안을 주요내용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며, 오늘 논의내용을 토대로 추가사업을 발굴하여 2월중에 구체적인 대책을 보고할 계획임을 밝혔다.
조영태 교수는 그간 청년 구직인구의 누적과 함께 향후 4년간 25~29세 청년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2018년부터 22021년 사이가 양적인 인구구조상 가장 어려운 ‘설상가상’의 시기라고 분석했다. 또한, 청년 인구의 질적 측면에서도 대졸자가 갈만한 일자리는 연간 30만개 정도가 생기는 반면, 대졸자는 50만 명 규모로 지속됨에 따라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청년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공공형 일자리 창출, 해외일자리 발굴, 청년창업 지원 등이 필요하며, 중기적으로는 대학진학 연령 및 대입방법의 다원화를 통해 청년일자리 미스매치의 원인을 제거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원장은 지난 10년간 20여회의 청년고용대책을 발표하고 추진했으나, 정책대상 및 목표 중첩, 비효율적 예산배분, 사업간 연계부족 등으로 인해 청년일자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독일·일본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낮은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교육훈련체계, 내수중심 경기회복 등에 따라 청년일자리 문제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향후 정책방향으로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은 산업과 정책에 대한 역량 집중, 단계별·유형별 맞춤형대책 마련,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류장수 교수는 청년과의 소통채널 구축 및 청년일자리 사업의 정밀평가를 통한 재구조화 등 청년일자리 대책 형성과정의 내실화가 중요하다고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제와 함께 현재 직면한 어려움이 매우 심각한 만큼 특단의 한시적 대책도 병행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 참석자들 가운데 대학생 이재은 씨는 창업과 해외취업을 위한 정책지원도 중요하지만 창업과 해외취업 전후를 대비한 청년고용서비스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년소사이어티 손한민 대표는 일자리정책에 청년들의 목소리가 잘 담기지 않고, 저출산·4차산업혁명·주거정책 등은 모두 청년이 주체이니 청년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달라는 주문했다.
이밖에도 정부와 빠르게 변화하는 민간의 속도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 가업승계를 위한 기회를 늘려달라는 제안과 대부분의 정책이 대학생 위주여서 고등학교 졸업자에 대한 정책은 배제된 것 같다는 특성화고 학생의 제안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대책이 기본이지만 단기적으로 고용절벽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상하고 과감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청년일자리문제는 단시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토론에서 나왔던 제안들은 2월에 마련될 각 부처의 계획에 충실히 반영하라” 고 당부했으며, 예를 들어 “오늘 국방부 입장에서도 청년일자리를 고민하여 부사관과 군무원들처럼 직접 고용의 효과를 내는 것 외에도 전역장병들에게 자격증 취득 교육 등 취업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을 보고 했듯이 각 부처는 청년 일자리가 고용노동부나 경제부처만의 일이라 여기지 말고 각 부처와 대통령 직속 위원회 모두 차원에서의 대책을 꼼꼼하게 세우고 모아 지금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