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걸음’ 카풀, 올해는 달릴 수 있을까

‘제자리걸음’ 카풀, 올해는 달릴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9-01-05 00:20:00

택시업계와 카카오의 카풀 대립이 해를 넘겨서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올해도 양측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카풀 문제를)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카풀 절대 금지’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당정은 지난달 28일 카풀 관련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을 위한 사전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현희 민주당 카풀TF 위원장을 비롯해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지만 택시업계가 불참하면서 간담회의 의미를 잃었다. 이후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 측은 지난달 7일부터 ‘카카오T 카풀’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택시업계는 강하게 반발했고, 고(故) 최우기씨가 같은 달 10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분신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택시업계의 분노를 일으켰고 열흘 뒤 열린 ‘3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는 지난 두 차례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카풀 매듭이 풀리기는커녕 더욱 꼬여버린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대화’만을 강조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택시업계에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반면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택시노동자의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며 “올해를 택시생존권 완전 쟁취의 해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기사들은 승객들에게 SK텔레콤의 ‘티맵 택시’를 이용하라고 독려하며 카카오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기준 티맵 택시의 월간 실사용자(MAU)는 12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9만3000명)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했다. 택시업계와 카카오의 충돌로 SK텔레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택시업계의 반발에도 여론은 카풀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카풀 도입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9.2% 찬성했다. 아울러 쏘카 자회사 ‘VCNC’가 운영하는 ‘타다’도 급성장하고 있다. 회원수는 18만명에 이르고, 평균호출건수는 출시 초반과 비교해 200배 늘어났다. 그만큼 택시 대체재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일 택시운송가맹사업체 ‘타고솔루션즈’와 택시 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100억원대 규모의 상생기금을 출연하며 택시업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카카오 측은 “(우리도) 택시기사들의 여건이 좋아지기를 바라고,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택시업계가 완강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쉽게 결단 내리지 못하면서 당분간 카풀 문제는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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