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저씨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
새 단신 외국인 선수 크리스 로프튼에 대한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첫 인상이다. SK는 6일 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쏜튼을 내치고 로프튼을 영입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3명의 단신 외인을 들인 SK다. 시즌 시작과 함께 한 오데리언 바셋은 기량 미달을 이유로 쏜튼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쏜튼 역시 13경기에서 평균 10.3득점에 그치며 실망감을 안겼다. 급기야 왼쪽 정강이 피로골절까지 당해 더는 경기에 뛸 수 없었다.
새 얼굴 로프튼에 대한 문 감독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S-더비를 앞두고 만난 문 감독은 로프튼의 기량을 묻는 취재진에게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일렀다.
그는 “로프튼이 프랑스 리그에서 데이빗 로건(前과 부산 KT)과 맞대결하는 영상 등을 찾아 봤다. 상당히 괜찮았는데 막상 연습장에서 보니 동네 아저씨가 온 줄 알았다. 슛 폼도 이상하고 키도 작고 잘 못 뛴다. 어떻게 프랑스 리그에서 30득점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2~3일간 함께 연습을 했더니 기대가 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는 게 문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어느 자세에서나 슛을 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헤인즈와 함께 호흡을 맞추다보면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문 감독의 말대로 로프튼은 폭발적인 스피드, 돌파와는 거리가 먼 유형의 선수였다. 하지만 수비수를 달고도 안정적인 자세로 슛을 쏠 수 있는 능력은 갖고 있었다.
이날 1쿼터 1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투입된 로프튼은 곧바로 3점슛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하지만 2쿼터에서 수비 마크가 있는 상태에서 미들 점퍼를 성공시켰고 2쿼터 4분을 남신 시점에도 터프 상황에서 3점슛을 시도해 성공시켰다.
하지만 지난 시즌 프랑스 르 망 소속으로 뛰며 기록한 3점슛 성공률(47.2%)에 걸맞은 슈팅 정확도는 보여주지 못했다. 로프튼은 이날 총 15분51초를 뛰며 3점슛 1개 5득점을 기록했다. 3점슛 6개를 시도했으나 단 1개를 성공시켰다.
물론 로프튼이 수 개월간 무직 상태에 있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몸 상태를 빠른 시일 내에 끌어 올려 자신의 슈팅 능력을 발휘해준다면 해결사가 부재한 SK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문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로프튼에 대해 “손발이 아직 맞지 않는다. 적응을 할 필요가 있다. 자기 것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 슛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 속공, 수비 등 팀을 위해 해야 될 것들이 있다. 조금 더 살을 붙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잠실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