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통했다. 베트남이 극적으로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페어플레이 점수’를 앞세워 레바논을 따돌리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 올랐다.
베트남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예멘을 2-0으로 꺾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1승2패(승점 3·골득실-1)를 거두고 3위를 확정했다.
24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6개 조 1,2위 팀이 16강에 직행하고 6개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가장 좋은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베트남은 예멘에게 승리를 거두고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다. 바레인과 키르기스스탄에 이어 3위 4개 팀 중 3순위를 차지했던 베트남은 F조 오만이 투르크메니스탄을 3-1로 물리치고 승점 3(골득실 0)을 확보하면서 4위 팀으로 밀렸다.
여기에 F조에서 골득실 -4를 기록했던 레바논의 상대가 ‘최약체’로 꼽히는 북한이었기 때문에, 레바논이 대량 득점으로 승리한다면 자칫 16강 진출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려대로 레바논은 북한을 상대로 4-1로 승리하며 베트남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경고를 적게 받은 베트남이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기적적으로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베트남과 레바논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받은 경고는 각각 5, 7개였다.
2011년 대회와 2015년 대회에선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베트남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2007년 대회(8강) 이후 12년 만이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맡아 지난해 AFC U-23 챔피언십 역대 첫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역대 첫 4강 진출과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며 국가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올해 첫 국제대회인 아시안컵에서 12년 만의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하며 또 한 번의 역사를 썼다.
베트남은 B조에서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요르단과 20일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16강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