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약물 및 폭행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던 강남경찰서가 일선에서 물러난다. 사건은 모두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넘어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남서에서 수사 중이던 ‘버닝썬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로 넘기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소속 경찰관이 버닝썬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강남서에 계속 수사를 맡기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버닝썬이 입주해 영업하던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의 대표 최 모 씨가 강남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사실이 최근 밝혀진 것 또한 경찰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강남서로부터 제출받은 '강남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최 모씨의 이름이 확인됐다. 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 운영 규칙에 따르면 위원은 경찰 대상업소의 운영자‧종사자 및 관여자는 배제하도록 돼 있어 논란이 커졌다.
르메르디앙 호텔은 전원산업이 운영하는 곳이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의 법인인 '버닝썬엔터테인먼트'에 2100만원을 출자했다.
버닝썬엔터테인먼트가 2017년 11월 22일 설립됐고, 이후 이 회사의 자본금이 변동 없이 50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감사보고서 발간 시점 당시 전원산업이 보유한 버닝썬엔터테인먼트의 지분율은 42%다. 이런 특수관계에 있는 최 씨가 위원으로 뽑힘으로써 버닝썬 관련한 사건의 민원 창구 역할을 하지 않았는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청 관계자는 강남서가 수사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것에 대해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고자 이송하는 것”이라며 “경찰관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20대 김 모 씨의 성추행 등도 모두 넘겨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남서가 수사에서 빠지면서 이제 서울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에서만 버닝썬을 전담하게 됐다”며 “강남서에 자체 수사를 맡겨도 되겠느냐는 등 외부 비판도 고려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의혹은 김 모씨가 지난해 11월 24일 이 클럽에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씨는 버닝썬 내에서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인 장 모 씨에게 폭행당했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버닝썬 내에서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