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은 여자들만의 역일까. 그룹 2PM출신 이준호가 남자 기생 역에 도전한다. 조선시대의 기방을 배경으로, 폐업 위기의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조선 최고의 남자 기생이 되는 허색의 이야기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을 통해서다.
‘기방도령’은 여인들이 유교에 억압받던 조선시대,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라는 소재로 박스오피스에 출사표를 내민 코믹 사극이다. 14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연출을 맡은 남대중 감독은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여인들의 애환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소재지만, 근본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바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남 감독은 “조선시대가 유교적으로 품격있고 고귀한 문화였다고 알려졌지만, 신분차별도 존재했으며 여성 인권이 낮은 시대였다고 생각한다”며 “여인들의 한과 슬픔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에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바로 남자 기생이었다. 주인공인 허색이 남자 기생이 되어 많은 여인을 만나며 그들의 슬픔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고 시나리오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주연인 허색 역을 맡은 이준호는 영화를 선택한 계기로 재미를 꼽았다. “시나리오가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한 그는 “작품을 고를 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무조건 출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때 ‘기방도령’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앉은 자리에서 전부 읽을 만큼 흥미로웠고 소재도 신선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맡은 허색에 관해서는 “여인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주는 친구이며 공감능력이 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라며 “극중 캐릭터를 위해 가야금 연주도 열심히 배워, 손에 굳은 살이 생겼을 정도”라고 작품에 임했던 자세 또한 전했다.
‘기방도령’에서는 조선시대답지 않은 깨인 의식을 가진 여인이 등장한다. 여인 해원이다. 배우 정소민은 “시나리오 첫장을 펴는 순간부터 끝까지 숨도 안 쉬고 다 읽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또 해원에 관해서는 “진보적인 사고를 가진 여인으로, 한결같으면서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정소민은 이준호와 영화 ‘스물’ 이후 4년 만에 ‘기방도령’으로 재회했다. 정소민은 “‘스물’에서는 이준호와 붙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는데, ‘기방도령’에 이준호가 있다는 것을 알고 기뻤다. 이렇게 코미디를 잘 하는 줄 몰랐는데, 코믹 사극도 이렇게 완벽하게 소화해낼 줄 몰랐다”며 호평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난설 역 예지원은 “우리 영화는 단순히 웃기기만 한 코믹극이 아니라, 여인들의 애환과 그에 대한 위로가 예쁘게 잘 담겨 있다”고 자신했다. 정소민 또한 “유쾌한데다 위로도 많이 받았다”고 연기 소감을 전했으며 이준호는 “영화의 화려한 미장센과 의상, 춤도 충분히 관객들을 만족시켜 드릴 수 있는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통통 튀는 캐릭터들은 정말 살아있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기방도령’은 오는 6월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