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목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제청건을 보고받은 뒤 윤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발탁했다.
이번 인사는 파격적으로 평가된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지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발탁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수 역시 파격적이다. 전임자인 문무일 검찰총장은 윤 지검장보다 기수가 5기수나 높다. 보통 1~2기수 낮춰 임명하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검찰 내에 조직 수장보다 기수가 높은 이들은 옷을 벗는 관례가 있는 만큼 대대적인 인사교체가 예상된다.
윤 지검장은 지난 79년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전두환정권 시절 당시 대학을 다녔던 그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과 관련한 모의재판 수업에 검사로 참석해 전두환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사형 구형 이후 한동안 강원도로 도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시험에는 ‘늦깎이’로 합격했다. 법학과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지만 이후 9년간 낙방했다. 지난 91년 33회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아 형으로 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용석 전 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연수원 동기다.
연수원을 마친 윤 지검장은 대구·서울·부산·광주지검 검사를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전고검 검사 등을 역임했다.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국정원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상부와 압수수색 보고 문제로 갈등을 겪다 같은해 10월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는 데 외압을 느꼈다”고 폭로했다. 같은 자리에서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강직한 성품을 드러냈다. 이후 직무배제를 거쳐 대구고검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기회는 다시 한 번 찾아왔다. 윤 지검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됐다. 최순실씨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혐의를 밝혀내고 구속시키는 성과를 냈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