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GIO “구글과 네이버 선택지 만들었다는데 보람”

이해진 네이버 GIO “구글과 네이버 선택지 만들었다는데 보람”

기사승인 2019-06-18 19:52:45

“우리나라는 검색할 때 구글이나 네이버를 선택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는 구글 밖에 없다. CNN방송도 중요하지만 KBS도 있어야하듯이 무엇이 더 좋다가 아니라 그 자체가 다양성이다. 대한민국이 구글 외 하나의 검색엔진 갖고 있다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자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5년 만에 무대에 올라 네이버 창업과 성장 스토리, 힘들었던 과정 등을 털어놓았다. 이 GIO는 전세계적으로 모두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네이버는 '다양성'을 증진시키는게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GIO는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리는 '디지털 G2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참여해 ‘한국 인터넷 산업 선구자에게 듣다; 네이버의 창업과 성장의 경험’이라는 주제로 70여분간 김도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국민대 경영학부 교수)과 대담을 나눴다.

이 GIO는 “인터넷이 워낙 빠르게 변하다보니 3~6개월이면 생각이 바뀌어서 ‘인터넷은 이렇다’고 말하기 어려웠다”며 “그래도 네이버가 20년이 되고 했으니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의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등장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10년간 저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은둔형 경영자’가 됐는데 매일 회사 출근하고 회의했다”며 ”내성적인건 사실이고 초기 주변 사람들 중엔 CEO감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해서 콤플렉스가 있었지만, 스타트업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CEO스타일은 정해져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것은 좋은 사람을 통해 잘 보완할 수 있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 GIO는 미래 네이버 기업사에서 어떤 키워드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라고 답했다. 또 기업 지배구조 등 투명성을 지켜내 전 세계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기업이 되겠다는 자부심도 나타냈다.


프랑스로 진출한 이 GIO는 “유럽에선 미국이나 중국 등 몇 개 회사가 전세계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세계적으로 큰 문제라고 심각성을 인지하지만 자국 서비스가 없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유럽에 가서 ‘제국주의와 싸울 때 연합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럽과 협력해서 다양성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가 유럽에 조성한 펀드 ‘코렐리아’도 스타워즈 연합군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별의 이름에 따왔다.

이어 이 GIO는 우리나라에서 해결해야할 사회적 과제에 대해 “기업들에게 과도한 사회적 책임을 지게 하는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최근 사회적 갈등으로 불거진 택시업계와 차량공유업체 ‘타다’의 분쟁을 눈여겨 보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업에게 ‘책임’을 얘기할 때 농업시대가 끝날 때쯤 트랙터 만들겠다는 기업이 나왔는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데 트랙터 회사에게 일자리를 책임지라고 하는 건 기업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는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 트랙터 만드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만 생각해도 벅찬 일인데 그 회사에게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탈바꿈의 속도만 늦어지게 할 뿐”이라고 전했다.

또 “유럽가서 배운 것은 규모의 경쟁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유럽이 작은 나라가 많다보니 큰 회사가 나와야 나가서 세계적으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는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하고 있다”며 “기업의 규모나 규제의 시각들은 글로벌 스케일로 놓고 봐야지 국내에서만 들여다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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