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이트 리스트’서 한국 제외 강행?…외교회담·美 중재안에도 ‘첩첩산중’

일본, ‘화이트 리스트’서 한국 제외 강행?…외교회담·美 중재안에도 ‘첩첩산중’

기사승인 2019-08-01 14:40:46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오는 2일 각의(국무회의)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중재안 등 일부 변수가 남아 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1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강 장관은 기존의 수출규제를 포함,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를 보류·중단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전략물자 수출 시 절차를 간소화한 대상국가 목록이다. 해당 목록에서 제외되면 일본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 절차가 복잡해진다. 그러나 일본 측은 이와 관련 큰 반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는 일본 압박 카드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가 시사됐다. 강 장관은 “각의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것이었는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소미아가 파기될 시, 우리나라가 감당해야 할 불이익이 상당하다며 우려 중이다. 북핵 위험 관련 한·미·일 삼각공조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재안이 효과를 볼지도 미지수다. 지난 31일 일본 아사히신문과 미국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에 화이트 리스트와 같은 수출규제 강화 중단을 제시했다. 한국에는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같은 날 “이번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은 안보를 위해 수출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영에 필요한 재검토”라며 “방침에 변화가 없으며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일본 측은 미국이 중재안을 낸 일이 없다며 부인했다. 

미국의 중재안이 실재하더라도 문제는 있다. 우리 정부에서 이를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법원은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 후지코시 등에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을 내렸다. 기업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자산 압류 절차에 돌입하거나 매각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는 법원의 결정으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어긋난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중재안에 대해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아닌 만큼 내용 확인이 어렵다”는 답을 내놨다.

일본은 지난달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반발로 분석됐다. 한국 대법원은 일본 전범기업에 강제동원 피해자 4명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일본 측은 지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해당 문제가 해결됐다며 배상을 거부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