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웹툰 뜨자 작가들 ‘모셔오기’ 경쟁

네이버·카카오, 웹툰 뜨자 작가들 ‘모셔오기’ 경쟁

기사승인 2019-08-13 02:00:00

국내 웹툰이 인터넷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웹툰은 최근 유료 콘텐츠 중 하나로서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드라마·영화·장난감 등 OSMU(하나의 소재를 다양하게 활용)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웹툰이 해외에 알려지며 ‘원작’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웹툰 선두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느 때보다 웹툰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다음과 네이버가 처음 웹툰 서비스를 실시한 배경은 수익 창출보다는 포털 이용자들이 오래 머물도록 만들어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해주는 소극적 플랫폼 역할에 그쳤다.

반면 현재 카카오와 네이버는 웹툰 자체만으로 수익 창출을 하고 이어 해외진출, 2차 콘텐츠 생산으로까지 생산해내고 있다. 

2014년 카카오가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로 웹콘텐츠 유료화에 성공하면서 카카오페이지의 거래액은 130억원에서 지난해 2190억원으로 17배나 증가했다. ‘기다리면 무료’는 이용자가 작품을 본 시점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면 1회 차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 모델이다. 이 서비스는 충성 이용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돈을 내고 콘텐츠를 보는 문화를 형성하는 똑똑한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기세를 몰아 웹툰·웹소설 기반 2차 콘텐츠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2017년 드라마 제작사인 메가몬스터를 인수하고, 음악·영상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M과 협력해 드라마 제작 사업을 본격화 했다. 

한편 네이버웹툰은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바탕으로 현재 글로벌 MAU 5800만을 기록하고 있다. 2019년 2·4분기 국내외 유료 콘텐츠 거래액은 2018년 1·4분기보다 108% 증가했고, 2019년 12월의 콘텐츠 월거래액 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견조하게 성장중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콘텐츠 기반으로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라며 "현재 웹툰 글로벌 거래액은 50% 이상 증가했고 미국의 경우 전 분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012년 3월 업계 최초로 유료 콘텐츠 활성화 모델인 ‘미리보기’ 시스템을 도입하고, 기존의 네이버북스에서 ‘오늘 또 쿠키’를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8년 유료 콘텐츠 활성화 모델인 '너에게만 무료' 서비스를 시리즈 앱에 탑재했다. 시리즈는 기존 네이버북스를 개편한 앱으로 웹툰과 디지털 만화, 웹소설을 동시에 제공한다.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웹툰은 콘텐츠 소비 환경 변화에 따라 가파른 가치 상승이 기대되면서  IPO 계획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콘텐츠의 '품질'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흥미로운 원작 발굴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공모전으로 신인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또한 플랫폼사와 직접 계약한 웹툰 작가들을 대상으로 복지를 강화하며 적극적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 네이버, 작가들 대상 PPS 도입으로 추가 수익 얻고 2차 저작물 관리 지원도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연재중인 웹툰 작가들의 연평균 수익은 2억 2000만원이며, 정식 등단한 데뷔 1년 미만 신인 작가 수익은 연평균 9900만원에 달한다. 웹툰 작가들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경은 네이버웹툰이 2013년 도입한 ‘PPS(Page Profit Share) 프로그램’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PPS 프로그램을 통해 △웹툰 내 광고 △미리보기·완결보기 등 콘텐츠 유료 판매 △파생 상품을 노출 등 기존 원고료 외에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웹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해외에도 적용한 유료화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웹툰 작가들은 작품 창작을 통해 해외에서도 추가 수익을 얻고 있다.

또한 캐릭터상품이나 드라마, 영화 등 웹툰 관련 2차 창작물이 인기를 끌면서 이 저작물과 관련해서도 업무를 지원하고 작가 본인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 지원, 작가들의 미팅 공간 제공 하며 작업 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원작 웹툰이 성공적으로 영상화 되도록 지원하는 스튜디오N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웹툰,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기획, 개발하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N을 통해 20 개 이상의 인기 웹툰 · 웹소설 타이틀 의 영상화 작업이 진행중이며, 7 월 17 일부터 KBS 에서 절찬리 방영 중인 드라마 '저스티스' 를 비롯하여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녹두전' 등도 하반기 방영을 준비중이다.

잠재력 있는 아마추어 작가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포텐업’으로 선정된 작품에는 매월 300만원씩 2달 동안 총 6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그리고 ‘포텐업’ 선정작 중 우수작에는 네이버웹툰 정식 연재 기회를 제공한다.

◇ 카카오, 웹툰 작가 복지 강화로 웹툰 산업 이목 끌고 장르별 공모전 통해 신인 발굴 

카카오는 지난 2월 다음웹툰 소속 작가 300여명을 대상으로 복지 정책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직접 계약을 맺는 작가가 대부분인 만큼 복지에 공을 들이겠다는 취지다.

건강검진은 2년 주기로 정례화했고, 작가 본인 외 직계가족과 배우자, 형제자매에게 검진권을 무료로 이양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들이 가장 힘들어했던 휴재 문제도 ‘협의 하에 30회 단위 휴재’ ‘명절 연휴 휴재’ 등으로 공식화했다. 경조사 지원도 기존보다 늘어났다. 프리랜서 형태의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의 작업을 지원해주는 복지 정책이 강화돼 작가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에서는 국내 콘텐츠 플랫폼 최초로 SF 분야 신인작가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심사를 거쳐 멘티로 선정되면 10주 동안 전문 작가에게 온오프라인 멘토링을 받고 카카오페이지에서 유료 연재를 진행하게 된다. 웹소설 작가 공모전이어서 추후 책으로 출판될 뿐 아니라 웹툰 및 영상 등 2차 저작사업도 검토한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작가분들을 발굴하기 위해서 각 업체들이 과거보다 더 공모전 등 적극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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