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원주민 CF’, 인종차별 논란

디올 ‘원주민 CF’, 인종차별 논란

기사승인 2019-09-01 04:00:00

글로벌 명품 브랜드 디올이 미국 원주민을 다룬 광고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AP 통신에 따르면 디올은 30일(현지시간) 자사 SNS에 '소바쥬'(Sauvage) 향수의 동영상 광고 예고편을 올렸다.

예고편에는 할리우드 배우 조니 뎁이 미국 원주민 전통 복장을 하고 유타주 남서부의 황야에서 미국 원주민 부족인 '쇼니'족(族) 기타리스트의 유명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디올은 ‘미국 원주민의 영혼 속으로 깊숙이 떠나는 진짜 여행’이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하지만 광고가 공개되자 미국 원주민계 등에서 인종·문화 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향수의 이름이 문제가 됐다.

프랑스어 'Sauvage'는 영어로 '야생의'(wild) 혹은 '야만인, 야만적인'(savage)의 뜻으로 번역된다. 이는 조상들이 '야만인'이라고 불리며 학살된 아픈 역사를 가진 미국 원주민들의 상처를 건드린 것이라고 AP는 지적했다.

언론감시단체인 '일루미네이티브'의 크리스털 에코 호크 대표는 이번 광고에 대해 “원주민들을 야만인으로 묘사하는 것은 해가 된다”며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주민 관련 단체인 '원주민환경네트워크' 설립자인 댈러스 골드투스도 이 광고에 대해 “미국 원주민들을 마치 과거의 유물처럼 낭만적으로 그려냈다”며 “디올이 이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니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비판이 일자 디올은 광고 예고편을 올린 지 수 시간 만에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이를 삭제했다. 디올은 보도자료를 내고 광고가 미국 원주민의 조언을 받아 제작됐으며, 원주민 권익단체의 협조도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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