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구의원 선거 시작… 역대급 투표율

홍콩 구의원 선거 시작… 역대급 투표율

기사승인 2019-11-24 18:05:26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의 향방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구의원 선거가 높은 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는 홍콩인들의 민심을 드러내는 첫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24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부터 홍콩 일반 투표소 610여곳과 전용 투표소 23곳에서는 홍콩 구의원 선거 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날 투표는 오후 10시 30분까지 진행되고, 선거구별 당선자는 25일 오전부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를 향한 홍콩인들의 관심은 뜨겁다. 지방 의회 선거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1시 30분 기준으로 152만4675명이 투표해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 총 투표자 수(146만7229명)를 이미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이날 투표율은 4년 전 투표율 47%를 크게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번 선거는 지난 6월 8일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100만명 행진을 계기로 홍콩에서 전면적인 민주화 요구 운동이 벌어지고 나서 진행되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역대 구의원 선거와는 정치적 위상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선거로 평가된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115명의 구의원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18개 구의회 중 절대다수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민주당이 37명으로 가장 많은 구의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다음으로 신민주동맹이 13석을 보유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이 승리할 경우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한 대응 방침 등으로 최근 들어 수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위대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가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했지만 선거 영향 논란을 의식한 듯 최대한 유권자들의 눈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경비를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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