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상윤 “연기에 대한 책임감 느껴야죠”

[쿠키인터뷰] 이상윤 “연기에 대한 책임감 느껴야죠”

기사승인 2020-01-15 17:37:12

배우 이상윤은 2019년을 “많은 것을 시도해서 정말 바쁜 한 해”로 기억한다. 예능을 통해 매주 시청자를 만났고 영화도 한 편 촬영했다. 같은 소속사 배우들과 연극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SBS 드라마 ‘VIP’에 출연한 그는 익숙한 이미지를 탈피해 또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박성준도 여러 시도 중 하나였어요.” ‘VIP’ 종영 후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이상윤의 말이다.

이상윤이 ‘VIP’에서 연기한 박성준은 배우자를 두고 외도를 저지르는 유부남이다. 불륜을 저지르는 상대는 박성준이 배우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 팀의 일원. 박성준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지만, 시청자에게 쉽게 이해받기 어려운 역할이었다.

“이 작품 덕분에 수명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웃음)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 굉장히 좋았는데, 시청자도 그만큼 작품을 좋아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박성준을 미워할 것이라고 각오는 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강렬한 반응이 왔어요. 많은 분이 몰입해서 보시다 보니 성준을 넘어서 저에게까지 부정적인 의견들을 주시기도 하더라고요.”

드라마 중반부터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그는 이 부분에 관해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박성준이 미움받을 것은 대본을 본 순간 알았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이상윤이 말하는 박성준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는 “박성준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성준이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조차, 그것을 억누르려 했다는 설명이다.

“박성준이나 이상윤이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은 괜찮은데, 연기적인 것은 고민이 생겼어요. 연기를 보는 분들에 따라 조금씩 의견이 달라서 어느 말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도 있고요. 박성준을 통해 표현하려는 부분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면 제가 부족한 것이지만, 제가 해석한 박성준을 잘못 보셨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요. 주관적인 부분이라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선한 인물이 아님에도 박성준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와 사건이 얽힌 이야기가 몹시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상윤은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후반부의 서사를 잘 풀어나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욕을 먹는 역할이라는 점은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말했다.

“연기자니까 매일 사랑받는 역할만 할 수 없죠. 한동안은 그런 이미지의 역할만 주로 제안받았기 때문에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VIP’를 집필한 차해원 작가님이 저를 염두에 두고 박성준이라는 캐릭터를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그러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요. 그래서 그런지 끝까지 박성준에 대한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분들도 많았어요.(웃음) 이미지 탈피를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새로운 이미지를 얻게 된 것 같아요.”

많은 것을 시도한 끝에 새로운 자신의 얼굴을 만나게 된 이상윤은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특히 올해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영화나 드라마, 연극을 모두 경험하면서 체감했죠. 앞으로는 부족함을 보완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려고 해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책임감을 느껴야죠. 사람들은 점점 완성된 모습을 원하니까 그 부분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오랫동안 활동한다는 것은 다양한 쓰임을 받는다는 것과 같아요.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쓰임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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