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달걀 중 약 80%가 1등급 이상의 품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산란일자 표시제 이후 시판 달걀의 신선도 등 품질을 파악하기 위해 2019년 11월 11일부터 11월 26일까지 서울시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전통시장,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달걀 50개 제품, 2500알(제품당 50알씩)을 수거하여 축산물품질평가원을 통해 품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검사는 ▲달걀껍데기 상태를 보는 외관판정, ▲파각란 출현율 등을 평가하는 투광판정, ▲노른자의 솟음과 퍼짐 정도, 이물질, 호우단위 등의 할란판정 결과를 종합해 달걀의 품질 등급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시행됐다.
그 결과, 50개 제품 중 등급이 가장 높은 1+등급은 절반인 25개(50.0%), 1등급 14개(28.0%), 2등급 11개(22.0%)로 조사되어 1등급 이상이 전체 검사 제품 중 7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등급으로 조사된 11개 중 7개 제품은 파각란 비율이 9%를 넘어 2등급으로 평가받았으며, 제품별로 파각란 비율이 최대 22%까지 나타났다. 파각란은 난각에 금이 갔으나 내용물이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껍질에 묻은 오염물질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선별 및 검란 과정을 통해 파각란이 유통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달걀의 신선도를 알 수 있는 호우단위 검사결과, 50개 조사제품 중 41개(82.0%)가 호우단위 72이상인 A급에 해당했으며, B급은 8개(16.0%), C급은 1개(2.0%)로 신선도가 대체로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B급 이하 제품 9개 중 8개는 슈퍼마켓에서 수거한 제품으로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달걀을 실온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냉장 판매 제품의 경우 평균 호우단위가 81.0으로 실온 판매 제품의 평균 호우단위 71.3 보다 높게 나타나 냉장 판매 제품의 신선도가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2012년에도 시중 달걀의 품질 및 신선도를 조사한 바 있는데, 이번 조사결과를 2012년도의 조사결과와 비교해보면 조사대상의 평균 호우단위는 65.2에서 79.3으로 약 21.6% 높아졌다. 이는 달걀의 저장기간이 짧아졌거나 유통, 판매단계에서 냉장 저장이 잘 이루어짐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달걀을 냉장 보관하면 산란일로 30일 경과 시점에도 양호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냉장 진열 판매된 달걀을 5℃의 냉장온도에서 산란일로부터 10일, 20일, 30일 경과 시점의 호우단위를 측정한 결과, 호우단위가 산란일로부터 10일 경과시점에는 80.9, 20일 경과시점에는 80.3, 30일 경과시점에는 77.6으로 나타났다. 산란일로부터 30일 경과시점에 호우단위가 유의적으로 감소했으나 30일 경과시점에도 호우단위가 72이상으로 달걀의 품질기준 A급에 해당했다.
이는 냉장 온도에서 유통, 보관, 판매된 달걀의 경우 신선도가 유지되지만, 달걀의 유통, 보관, 매대의 진열 과정에서 온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신선도가 저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달걀의 신선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달걀의 냉장 유통·보관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산란일자 표시제로 유통기한이 투명화 돼 신선한 달걀 공급체계가 갖춰졌더라도 실온 유통 시 신선도가 저하될 수 있으므로 냉장 유통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며 “현재 세척란에 대한 냉장 유통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비세척란은 실온 판매가 가능하므로 달걀 전반으로 냉장 유통을 확대하고, 판매 진열뿐 아니라 이동, 보관 과정에서도 냉장 유통이 준수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