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박원순 침묵' 비난에 “입 열 의무 없어”

서지현 검사, '박원순 침묵' 비난에 “입 열 의무 없어”

기사승인 2020-07-28 11:10:46

사진=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김희란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침묵해오던 서지현 검사가 “입을 열 의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 검사는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 관련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을 게시했다. 그는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느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일자 지난 13일 “견뎌내기 힘들다”며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했다. 그가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한 지 보름만이다.

서 검사는 “많이 회복되었다 생각했던 제 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어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하고 페북을 닫았음에도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쏟아지는 취재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며 글을 시작했다.

사진=서지현 검사 페이스북 
이어 “평소 여성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며 자신을 비판하던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서 검사는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도 권력자도 아니다”며 “공무원으로서 검사로서 지켜야할 법규가 있다”고 적었다. 이어 “앞으로 제가 살아있는 한은 이런 일이 끝나지 않고 계속 되리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오지만 그저 제가 지켜야 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1월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해 국내에 미투(Me Too)운동을 촉발했다. 이후에도 성폭력 문제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왔으나 고 박 전 시장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왜 고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느냐’며 서 검사를 비난했다.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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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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