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월북 영상 정밀 분석중”...연미정 배수로 통한 월북 추정

軍 “월북 영상 정밀 분석중”...연미정 배수로 통한 월북 추정

기사승인 2020-07-28 14:07:15

사진=탈북민 김모(24)씨의 월북 경로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미정 배수로/ 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김희란 기자 =군 당국은 탈북민 김모(24)씨가 월북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해 정밀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육군대령)은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현재 합참은 감시 장비에 포착된 (김씨의 월북)영상을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면서 “분석 결과가 나오면 한 치 의혹 없이 명확하게 설명 드리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배수로를 통해서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실장은 “김씨가 해안 철책 아래 배수로를 빠져나간 뒤 북한 쪽으로 헤엄쳐 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씨가 월북 경로로 이용한 배수로는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4호로 등록된 정자 ‘연미정’ 인근에 있다. 연미정은 강화도 북동쪽 월곳리 해안가에 위치해있다. 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8일 오전 2시20분 이곳에 도착해 배수로를 통과한 후 간·만조 시간대를 맞춰 헤엄쳐 간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헤엄친 강에서 북한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4km다.

현재 군은 연미정 주변에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조사를 진행중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연미정 주변에서 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이 발견됐다. 가방 안에는 물안경과 옷, 통장 한 개와 현금 500만원을 달러로 환전한 영수증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연미정 배수로는 문화재에 의무로 설치해야 하는 격자무늬 창살이 사라진 상태다. 창살의 부재가 누군가의 고의 때문인지 관리부실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김씨의 월북 전후 행적이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음에도 불구하고 군은 김씨의 월북을 막지 못했다. 통상 군 감시장비는 운용병 등이 녹화 영상을 실시간 확인한다고 알려진 데 반해 군이 김씨를 놓친 사실이 드러나 추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북한 노동신문은 “월남 도주자가 3년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김씨는 지난 2017년 6월17일 개성시 개풍군 해평리 월포해안에서 입수해 다음 날 새벽인 오전 2시26분 해병2사단 김포 월곶면 조강리 초소로 귀순했다. 귀순 후 김포에 거주해온 김씨는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지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김씨는 지난달 자신의 김포시 임대아파트를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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