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경비원의 목을 조르고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19일 ‘평택 아파트 경비원 갑질폭행’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경비실에서 경비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또 다른 남성에게 목졸림을 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은 최근이 아닌 지난 겨울쯤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 남성들은 두툼한 겨울 점퍼를 입고 있다. 경비실에는 난로도 켜져 있다.
영상과 함께 ‘계속되는 아파트 경비원 갑질 폭행을 멈추도록 도와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게재됐다. 청원인은 지난 18일 자신을 평택의 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항상 웃는 얼굴로 입주민을 맞이해주시던 경비원 아저씨가 최근에 그만두셨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퇴사의 이유는 입주민의 갑질 폭행이었다.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무런 이유 없이 경비실을 들락거리며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경찰서 관계자는 “실제 접수된 사건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경비원이 주민 갑질에 시달리는 사례는 반복돼왔다. 지난 5월10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고(故) 최희석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고 최씨는 입주민 심모씨에게 지속된 폭언과 폭행을 당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에도 서울 강남구 신현대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고(故) 이만수씨가 입주민의 폭언 및 모독을 견디다 못해 분신을 기도했다. 전신화상을 입은 고 이씨는 투병 끝에 사망했다.
악순환을 끊고자 법안이 마련됐으나 국회 문턱을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공동주택관리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경비노동자 보호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경비노동자의 업무 범위를 현실화하고 폭언 등 행위로부터 보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오표 서울 성북구 노동인권센터장은 “법안도 중요하지만 경비 노동자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며 “경비원을 일터에서 일하는 한 명의 노동자로 바라봐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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