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부정선거 의혹을 받으면서도 경기 오산시 지역구에서만 내리 5선을 달성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역에서 독재자처럼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같은 당 소속 시·도 의원을 비롯해 오산시 민간투자사업에 투자한 투자자까지 참아왔던 울분을 토해냈다.
정황이 드러난 단초는 지난 18일 안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당 오산시위원회 운영위원회 이름으로 오산시가 약 75억원의 민간자본을 받아 총 85억원의 사업비로 추진해 개장을 1달여 앞둔 ‘오산버드파크’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입장문이 발표되면서다.
앞서 민주당 오산시위원회 운영위원회는 입장문에서 ▲시민의 뜻을 수렴하는 민주적 절차 ▲경기도 감사결과에 따른 공유재산법 위반여부 행안부 유권해석 전까지 일체의 공사 중지 ▲조류와 동물 반입 금지 ▲건립 후 공공기관이 운영할 것 등을 오산시에 요구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소속 시·도 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조재훈 도의원은 23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안 의원을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절대 권력을 가지고 군림하는 학급 반장으로 나오는 인물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조 도의원은 “오산에 엄석대가 나타났다. 나는 그를 안석대라 부른다. 하는 짓이 똑같다”면서 “큰일 하라했더니…, 쬐끄만 오산에서 골목대장이 된 듯하다. 무소불위 안하무인 지멋대루”라고 적었다. 심지어 5선 의원으로 시도의원들의 정치적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들었던 정황이 보이는 안 의원과의 대화내용까지 공개했다.
버드파크 사업에 대해서도 안 의원의 요구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다 지어진 버드파크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5선이 됐으면 지방에서 독재자 역할 하지 말고 국가 대세를 논하는 큰 정치를 하란 뜻에서 글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같은 당 소속으로 버드파크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줄곧 지적해왔다는 한은경 시의원도 안 의원의 언행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한 시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책사업 막바지에 반대는 비겁하고 치졸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권력과 권한은 그리 쓰면 안 된다. 반성할 분들 참 많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한 후 “다음 공천의 최대 권력자가 위압적 언행을 하고, 정치적 책임 운운하면 현직 최하 정치인들은 그저 마음이 조여오고 괴롭다”고 안 의원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심지어 민간투자자인 오산버드파크의 황성춘 대표에게도 수차례 외압을 행사하며 사업을 좌초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에 따르면 안 의원은 2018년 제출한 의향서와 달리 공사가 지나치게 확대됐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등 오후 늦은 시간에 수차례 문자를 보냈고 답이 없자 ‘씹탱이 답이 없네’라는 막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황 대표가 “5선 의원이 입에도 못 담을 말을 하니 이 다음 일어나는 일은 다 의원 책임”이라며 “선량한 민간 투자자에게 선의의 도움을 주기는커녕 밤마다 문자에 이제는 입에 담지도 못할 욕까지 하는 이런 분이 오산시 5선 의원이라며 오산시청에서 기자회견부터 하겠다”고 답장을 보내자 그제서야 “후배에게 보낸 것이 잘못 갔다. 양해 바란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산버드파크는 시청사 서쪽 민원실 2층 옥상에 3개 층 등을 증설해 연면적 3984㎡ 규모로 최장 480m의 앵무새 활공장과 식물원, 수족관, 휴게공간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18년 11월 민간기업인 오산버드파크와 시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시작됐다. 현재 체험관 건물증축은 거의 완료된 상태로 개장은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된 상태다.
하지만 사업은 시작단계부터 특혜의혹 등 논란에 휩싸였고, 지역민들의 반대와 함께 지난해 경기도 감사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운영에 따른 적자에 대한 대책부터 동물학대 논란,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운영권 문제 등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 안 의원은 지역민과 감사 중 지적사항을 명분으로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