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휩쓸면서 추석 명절을 대하는 세태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당장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기차역과 도로가 한산해졌다. 고속도로 정체도 과거에 비해 줄었다. 명절을 앞둔 정치권의 행보도 예전과는 달랐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연휴 전날인 29일 동영상으로 추석인사를 전하며 민생안정을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와 수해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겐 위로의 마음도 전했다. 가족과 이웃이 모여 정을 나누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표현하며 위기극복을 약속했다.
특히 이 대표는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 명절에조차 쉬지 못하는 이들을 언급하며 “다행히 추가경정예산안이 일찍 통과됐다. 어려운 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도움을 드리겠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을 더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휴 후 민생을 위한 국회와 국정감사를 하겠다는 다짐을 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야권 정치지도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해 날을 세우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가적 위기극복을 위해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며 국민이 희망을 가지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 방안으로 “코로나와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인해 휘청거리는 우리 경제를 재건하는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는 2020년 국정감사와 내년도 정부예산안 심사, 그리고 민생법안 처리라는 중요한 일정 앞두고 있다. 국민이 느끼는 불편함과 부당한 사연들 꼼꼼히 찾아내서 차근차근 고쳐나가겠다. 모든 국정을 수행함에 있어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의 눈높이로 바라보겠다”며 21대 첫 정기국회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세상의 진정한 변화를 바라는 보통 국민의 마음이 힘이고 기적이다. 이런 국민의 기대를 알기에 여러분과 함께 정의와 공동의 적, 특권과 반친의 편과 싸워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날을 세우며 “국민의당이란 이름이 국민의 자랑이 될 때까지 정말 쉬지 않고 개혁의 길로, 국민 속으로 달려가겠다”는 마음가짐을 보였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강은미 원내대표는 코로나19 위기상황 속 추석명절의 방역을 강조하는 한편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임대료 감면 ▲공과금 면제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위한 소득보장 차원의 각종 제도 도입 및 정책실현을 공약하기도 했다.
원외에서 들려온 목소리들도 곱지는 않았다. 민생당은 “코로나와 수해 피해로 여기저기 문을 닫는 중소사업장, 자영업자, 그리고 실업 위험이 더 가중되는 비정규직, 청년 할 것 없이 모두 많이 힘들어졌다. 코로나와 경기침체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남북 관계의 긴장도 현 정국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며 새로운 희망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친박신당 홍문종 대표 역시 “지금의 현실은 암울하기 그지없어 한가위에 한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도 극복해야 하고 무너져가는 서민경제도 살려내야 한다. 안보걱정은 말 할 나위도 없다”면서 민족의 역량을 모두 집결시켜 경제를 회복하고 자유와 민주가 뿌리내린 통일 조국을 위해 나아가자는 뜻을 인사말에 담았다.
심지어 원외에서 활동 중인 유승민 전 의원은 “코로나에, 불경기에, 전월세 걱정에, 취업 걱정에, 거기에다 북한의 만행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추석이라 편한 마음으로 인사드릴 수가 없다”면서 “이번 추석은 국민의 생명을 저버리고 김정은 찬양에 목매는 대통령,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군의 이들의 죄를 어떻게 다스릴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로 세울지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페이스북 글로 전하기도 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