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한국거래소(KRX)가 코스닥 및 중소기업 상장법인에 대한 내부회계관리제도 교육·컨설팅 제공에 나섰다. 최근 법 개정을 통해 내부회계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해당 상장법인의 사전 대비가 중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영과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및 중소기업으로선 강화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응하기란 쉽질 않다. 이런 가운데 거래소의 회계지원 프로그램은 해당 법인에 있어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서고 있다.
상장법인 감사절차 강화...2조 미만 中企 상장법인 ‘발등의 불’
지난해 자산 2조원 이상의 대형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가 최초로 시행됐다. 강화된 감사절차에 따라 비적정기업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자산 2조원이상 160곳 가운데 156사(97.5%)가 적정의견을 받았다. 이는 전년도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 적정의견 비율 98.1%와 유사한 수치로 큰 문제없이 감사가 지나갔다.
대형 상장법인은 이미 수년전부터 회계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대비해 왔다. 또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 내부회계시스템의 취약점을 개선했다. 이러한 까닭에 엄격해진 감사인의 잣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회계역량과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상황은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결과 비적정의견을 받은 법인은 61사로서 전년대비 61%(23사) 증가했다.
올해부터 자산 2조 미만 상장법인으로 점차 확대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중고기업의 상황은 밝질 않다. 하지만 경영진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인식 미흡, 인력 부족과 시스템 미비 등 이를 준비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간극은 여전하다. 또한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회계법인의 자문을 활용하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특히 코스닥 상장법인의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의견 발생 시,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혹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법인 회계지원 프로그램 마련... 中企 역량 강화 ‘빅찬스’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대응의 첫 단추를 잘 꿸수 있도록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회계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 시행하고 있다.
우선 회계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국내 대형 회계법인 소속 강사진이 직접 내부회계관리제도 관련 법제·이론과 실무 전반의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기업의 회계실무진은 실질적인 업무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교육수요 증가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온라인 교육과정과 차수를 확대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교육수강이 가능해진 셈이다.
충분한 교육이 선행되더라도 회사 스스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완벽히 구축․운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대기업의 경우도 100%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회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점에 착안해 상대적으로 회계역량이 취약한 신규 상장법인 및 소규모법인을 대상으로 현재 운영중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사항을 진단하는 1대1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를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 업무경험이 풍부한 공인회계사(CPA)를 해당기업에 직접 파견해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상장법인은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컨설팅을 통해 향후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시 감사인의 지적이 예상되는 사항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인 보완조치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인이 고민하는 다양한 회계이슈에 관해 자유롭게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해 약 50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 컨설팅서비스를 지원받았으며 담당 실무진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중요성에 대한 경영진 인식 고취를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소재한 코스닥기업 고위경영진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해 왔다. 상장법인의 회계역량을 강화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고위경영진(CEO)의 의지이기 때문에서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행사 개최에 어려움이 있지만 향후 상황이 나아지는 경우 경영진뿐만 아니라 감사위원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여 경영진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가 실시하는 교육 및 컨설팅을 잘 활용하면 별도의 부담없이 회사의 회계역량을 강화하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업무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거래소의 회계지원사업이 내실있게 추진되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부담을 한결 덜어내고 거래소의 바람대로 기업 스스로가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회계시스템을 구축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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