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野 “민주당,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

공수처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野 “민주당,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

기사승인 2020-12-10 16:20:03
▲10일 국회 본회의.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야당의 비토(거부)권이 무력화됐다.

국회는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표 결과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완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따라서 야당이 추천한 추천위원 2명이 후보 선정에 찬성하지 않아도 의결을 할 수 있게 돼 야당 측의 거부권이 사실상 박탈됐다.

개정안에는 여야가 10일 이내에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학계 인사 등을 추천하도록 하고, 공수처 검사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야당은 일제히 비판 논평을 내놓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직후 구두논평을 내고 “(여당은) 공수처를 세우기 위해, 의회의 70년 전통도 윤리도 짓이겼다. 민주당은 역사 앞에 부끄러운 줄 알라. 이름이 아깝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배 대변인은 “이제 문재인 정권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아 안심인가”라며 “새로 임명되는 공수처장은 단단히 청문회를 준비하기 바란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라임·옵티머스 청와대 연루 의혹, 월성 원전 관련 조작사건 수사를 은폐·조작한다면 훗날 형사처벌이 기다리고 있음도 알고 오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역시 비난을 퍼부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통과된 공수처법 개정안에는 민주당이 국민과 약속한 국회에서의 제도적 견제를 보장하는 야당의 비토권도 사라져버렸다. 권력기관 개혁으로 포장되어 정권만을 비호하는, 그야말로 비밀경찰과도 같은 괴물기구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며 “도대체 ‘내 사람 공수처’를 이토록 혼신의 힘을 다하여 출범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가 언급한 ‘내 사람 공수처’는 민주당이 야당의 비토권을 박탈하면서 ‘친여당’ 성향의 공수처장을 임명하려는 의도를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안 대변인은 “검찰의 칼끝이 윗선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가. 권력 비리 때문인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가”라고 개탄했다.

이어 “오늘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슬픈 역사가 한 줄 쓰였다. 유신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쟁취한 수십여 년의 민주주의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야 말았다”면서 “원통하고 원통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정의당은 이날 본회의 직전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 설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당론 찬성을 결정했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발의한 공수처 설치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서 정의당과 함께 마련한 원안에서 분명히 후퇴한 안이다. 특히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 측면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없앤 조항은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러나 공수처 출범 자체가 계속 지연되는 것을 좌시할 수는 없다”면서 “정의당은 우선적으로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이후에 공수처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한 개정안을 반드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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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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